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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194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을 바꾸었어요》 베서니 헤게더스 글, 에린 맥과이어 그림, 권지현 옮김 넬은 말을 사랑했어요. 말이 만들어 내는 소리도 사랑했고요.말을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면 사람들을 위로해 줄 수도 있고,짜증 나게 만들 수도 있었어요. 말에는 무게가 있고 의미가 있어서 좋았어요. 는 소설 의 작가 하퍼 리에 관한 그림책입니다. 하퍼 리는 30대 중반에 출간한 첫 번째 소설 로 퓰리처상도 수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품입니다. 을 보았으니 이 번엔  책도 보고 영화도 볼까 합니다.  * 대전 유성구 에서 만난 인연 (2021년 7월 28일) 2024. 5. 25.
《나의 할망》 정은진 나는 알아요할망의 심장이 저녁처럼 차분하고돌고래의 춤처럼 쿵쾅댄다는 걸요.바람만 불지 않으면 참 따뜻한 겨울입니다. 정은진 작가님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스무 해를 보내고 육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습니다.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그림을 그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을 작업하는  동안은 할머니가 작가님의 세상이었고, 할머니를 위해서 존재할 수 있었기에 기뻤다고 합니다. 그림책은 아니어도 서툰 글이라도 써보면 어떨까요. 할머니가 아니어도 누군가를 위해 존재할 수 있어 기쁜 순간을 누릴 수 있겠지요.  * 제주 종달리 에서 만난 인연 (2021년 8월 29일) 2024. 5. 24.
《당신은 누구십니까》 도종환, 창비시선 0111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찾아냅니다수없이 많은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찾아냅니다오늘도 이 거리에 물밀듯 사람들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구름처럼 다가오고 흩어지는 세우러 속으로우리도 함께 밀려왔단 흩어져갑니다수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사람들 속에서오늘도 먼 곳에 서 있는 당신의 미소를 찾아냅니다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가는 먼 길 속에서 당신은 먼발치에 있고당신의 눈동자 속에서 나 역시 작게 있지만거리를 가득가득 메운 거센 목소리와 우렁찬 손짓속으로우리도 솟아올랐단 꺼지고 사그라졌다간 일어서면서결국은 오늘도 악수 한번 없이 따로따로 흩어지지만수없이 많은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기억합니다수없이 많은 눈빛 속에서 당신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이 시는 많은 사람들, 수많은.. 2024. 5. 21.
《나는 이 거리의 문법을 모른다》 고운기, 창비시선 0208 모국어   학교 들어가 한글 겨우 깨쳤을 때, 한달에 한번 아버지에게 가는 어머니 편지 쓰는 일은 내 몫아 되었다.  천부적인 사투리의 여왕인 어머니가 불러주는 말들이 국어 교과서의 철자를 능멸하는 것이어서, 국민학교 일학년 실력이 감당하기 여간 곤혹스지 않았지만, 전쟁통에 혼자 된 어머니가 만난 아버지는 무슨 선물인 양 아이 하나 두고 멀린 떠난 다음. 곧이곧대로 받아쓴 사투리로 장식된 편지를 읽는 일이 한순간 즐어움이었단다.  무정한 아버지.침 묻힌 힘으로 살아나는 연필심이 어머니 고단한 세월으 가시 같은 아픔으로 돌아서서 어린 손끝을 찌르곤 했던 걸 아시기나 했을랑가.  내가 만났던 첫 모국어. 어머니의 언어는 떠나간 아버지에게 전달되는 유일한 수단이었고, 이 편지는 아이에게 힘든 일이지만, 어머니.. 2024. 5. 19.
《도화 아래 잠들다》 김선우, 창비시선 0229 오동나무의 웃음소리   서른 해 넘도록 연인들과 노닐 때마다 내가 조금쯤 부끄러웠던 순간은 오줌 눌 때였는데 문 밖까지 소리 들리면 어쩌나 힘 주어 졸졸 개울물 만들거나 성급하게 변기물을 폭포수로 내리며 일 보던 것인데   마흔 넘은 여자들과 시골 산보를 하다가 오동나무 아래에서 오줌을 누게 된 것이었다 뜨듯한 흙냄새와 시원한 바람 속에 엉덩이 내놓은 여자들 사이, 나도 편안히 바지를 벗어내린 것인데   소리 한번 좋구나! 그중 맏언니가 운을 뗀 것이었다 젊었을 땐 왜 그 소리 부끄러워했나 몰라, 나이 드니 졸졸 개울물 소리 되려 창피해지더라고 내 오줌 누는 소리 시원타고 좋아라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딸애들은 누구 오줌발이 더 힘이 좋은지, 더 넓게, 더 따뜻하게 번지는지 그런 놀이는 왜 못하고.. 2024. 5. 18.
《바깥은 천국, 잃어버린 골목의 놀이의 기술》 메리 에번스 픽처 라이브러리, 로저 메인, 셜리 베이커, 폴 케이, 존 게이, 토니 복스올, 로빈 데일, 헨리 그랜트, 데이비드 루이스-호지슨, 마거릿 멍크, 마틴 오닐의 사진 모음 책.   20세기 중반에 성장한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달랐다. 항상 더 나았던 건 아니지만 달랐다. 당시엔 차가 별로 없었다. 모두가 자가용을 소유하진 않았고, 특히 도심 지역이 그랬다. 얼마나 드물었냐면, 누가 주위를 살펴보다가 차를 보고 조심하라고 소리를 지르면 길에서  놀던 아이들이 안전한 인도로 서둘러 흩어졌다. 대부분 아이들이 그렇게 지냈다. 아이들은 밖에서 놀았다.  구세대들은 해가 뉘엿뉘엿 지거나 간식 먹으러 들어오라는 호출이 있을 때가지 바깥에서 놀며 지내던 여름의 긴 오후를 기분 좋게 기억한다. 그들은 야외.. 2024.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