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상자》 한강 글, 봄로야 그림, 문학동네 어른을 위한 동화 (2008년 5월)
옛날, 아주 오랜 옛날은 아닌 옛날, 어느 마을에 한 아이가 살고 있었다. 아이가 다섯 살, 여섯 살, 일곱 살 ......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들은 차츰 아이에게 특별한 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아이의 눈물이었다. 물론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누군가가 자신의 장난감을 빼앗거나, 달리다 넘어져 무릎을 다치거나, 엄마가 큰 소리로 꾸지람을 할 때 울음을 터뜨렸다. 다만 이상한 점은, 보통의 사람들이 결코 예측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었다. 이른 봄날, 갓 돋아난 연두빛 잎사귀들이 햇빛에 반짝이는 걸 보고아이는 눈물을 흘렸다. 거미줄에 날개가 감긴 잠자리 한 마리를 보고는 오후가 다 가도록 눈물을 흘렸고, 잠들 무렵 언덕 너머에서 흘러든 조용한 피리 소리를 듣고는 ..
2024. 10. 25.
《잊혀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 백과사전》 글 필립 르쉐르메이에르, 그림 레베카 도트르메르, 옮김 김희정, 청어람미디어 (2008년 1월)
두꺼비들 공주를 아세요?재스민 공주는 벌써 본 적 있으세요?어두운 저녁나절에 밤의 공주와 스쳐 지나간 적이 있나요?루이젯뜨 또또 공주와 수다를 떨거나멋쟁이 줄루 공주나 집시 공주가 모닥불 가에서춤추는 걸 지켜본 적도 있나요?반의반달 공주, 도레미 공주, 중국 하루살이 공주.이 밖에도 궁궐 깊은 곳이나 탑 꼭대기에 몸을 꽁꽁 숨긴 공주들은 셀 수 없이 많답니다.너무나도 잘 숨은 탓에 어떤 공주들은 자기가 누구인지조차 잊고 지내기도 합니다.하지만, 그녀들은 다시 찾아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자, 그래서 이렇게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알려지지 않은, 이름조차 사라져 버린 공주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궁궐의 비밀, 복도를 떠도는 소리, 공주방의 은밀한 속삭임, 마법의 숲,숨바꼭질. 동물 친구들.이..
2024.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