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10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작은곰자리(2021년 1월) 아빠가 말했어요.내가 강물처럼 말한다고. 나는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그러면 울음을 삼킬 수 있거든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는 말하기 싫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그러면 말할 수 있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를 둘러싼 낱말들을 말하기 어려울 때면그 당당한 강물을 생각해요.물거품을 일으키고굽이치고소용돌이치고부딪치는 강물을요. 그 빠른 물살 너머의 잔잔한 강물도 떠올려요.그곳에서는 물결이 부드럽게 일렁이며 반짝거려요. 내 입도 그렇게 움직여요.나는 그렇게 말해요. 강물도 더듬거릴 때가 있어요.내가 그런 것처럼요.조던 스콧은 지구별에서 시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는 처음 쓴 어린이책입니다. "밀을 더듬는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말해요. 단순히 말을 더듬는다.. 2024. 12. 17.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글 김용택, 그림 주리, 바우솔(2021년 7월) 어머니! 흙먼지 속을 걷고 있는어머니를 소리 내어 크게 부르고 싶었다. 의자 밑으로 허리를 숙였다.돈을 쥔 손을 폈다.돈이 땀에 젖어 있다.눈물이 왈칵 쏟아졌다.혼자니까 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어깨를 들먹이며, 꺽꺽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점심도 굶은 어머니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오리 신작로 자갈길을 또 걸어야 한다.학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 이름이 교문 앞 게시판에 붙은 지 3일째다.학교에 가자마자 집으로 돌려보내졌다.차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야 한다.자취집도 들르지 않고 집을 향했다.길은 비포장 자갈길 사십 리다. 2024. 11. 24.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 명수정, 글로연(2019년 1월) "이 치마 세상 끝까지 펼쳐져?" 달아 달아, 네 치마는 세상 끝까지 펼쳐져?아니, 하지만 꽤 기분이 좋은 날이야.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를 입은 혜린이와 세상 모든 이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씩씩하게 그들의 '치마'를 마음껏 펼치길 바라며 .....- 명수정 글도 읽고 그림 감상,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되는 그림책 ..... 2024. 11. 14. 《세네갈의 눈》 아르투르 스크리아빈 글,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혜진 옮김, 사계절 (2021년 8월) 거기, 눈 한가운데서, 엄마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아울고 있었어 엄마 목소리는 창백한 불꽃이었어용감했어사랑과 차가움으로 떨렸고 하늘의 가장자리가 흔들리게 했어 이 그림책엔 작은 책갈피 같이 생긴 '감상을 위한 편지'가 꽂혀 있습니다.'「세네갈의 눈」은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옵니다. 이미지, 온도, 촉감, 소리, 움직임 등의 감각을 자극해 독자 내면 저편의 기억을 불러냅니다. 이 작품은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녀의 목소리로 쓰였습니다. 책 속 화자는 '팔월에 내리는 눈'의 이미지로 엄마의 기억을 풀어냅니다. 여러분의 어머니는 몇 월의 느낌에 가까운 분인가요?' 2024. 10. 26. 《빛이 사라지기 전에》 박혜미, 오후의 소묘 (2021년 7월) 는 글이 없이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전하는 책입니다. 박혜미 작가님은 마음에 기우는 것들을 고요하게 담아내며, 작고 적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해 그리고 만듭니다. 을 비롯해, 독립출판물인 , , 등 작가님이 일상에서 발견한 감정과 순간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바다가 좋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 해가 질 때까지 하염없이 바다를 보고 돌아오곤 했다. 아름다운 것들이 그곳에 있어 나는 감상만으로도 충분했다. .....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있는 지금 당신의 손가락 끝에서 햇볕 냄새가 나기를 소망하면서, 이 책이 당신의 손가락이 닿아 반짝이기를 바라본다.2021년 7월 2024. 10. 26.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0438 (2013년 11월) 괜찮아 테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벌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했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왜 그래,가 아니라괜찮아.이제 괜찮아. 한강 시인의 시 「괜찮아」는 아이가 저.. 2024. 10. 1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