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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책방35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김선남 그림책, 그림책공작소(2021년 6월) 우리 동네엔 나무가 참 많아.처음엔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지. 우리 동네엔 나무가 참 많아.다 다른 나무가 이렇게나 많아.  나무를 알아간다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것과 같다.왜냐하면 나무는 우리보다 훨씬 오래 전에 생겨나 그 무수한 세월 속에서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남 2024. 11. 13.
《쫌 이상한 사람들》 미겔 탕고 지음, 정혜경 옮김, 문학동네 (2017년 2월) 세상에는 쫌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이 사람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마음을 씁니다.이 다정한 사람들은 항상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2024. 11. 12.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0438 (2013년 11월) 괜찮아 테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벌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문득 말했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괜찮아왜 그래,가 아니라괜찮아.이제 괜찮아. 한강 시인의 시 「괜찮아」는 아이가 저.. 2024. 10. 13.
《살 것만 같던 마음》 이영광, 창비시선 0502 (2024년 5월) 계산 책을 보다가 엄마를 얼마로잘못 읽었다얼마세요? 엄마가 얼마인지알 수 없었는데,책 속의 모든 얼마를 엄마로읽고 싶어졌는데 눈이 침침하고 뿌예져서안 되었다엄마세요? 불러도 희미한 잠결,대답이 없을 것이다 아픈 엄마를 얼마로계산한 적이 있었다얼마를 마른 엄마로 외롭게,계산한 적도 있었다밤 병동에서 엄마를 얼마를,엄마는 얼마인지를알아낸 적이 없었다눈을 감고서, 답이 안 나오는 계산을나는 열심히 하면엄마는 옛날처럼 머리를쓰다듬어줄 것이다 엄마는 진짜 얼마세요?매일 밤 나는 틀리고틀려도엄마는 내 흰머리를쓰다듬어줄 것이다  이영광 시인의 시 '계산'은 인간의 삶을 숫자로, 혹은 물질적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깊은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시 속에서 화자는 어머니와 관련된 기억을 "얼마"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만, 어.. 2024. 10. 4.
《아홉 번째 여행》 신현아 글·그림, 오후의 소묘 (2020년 9월) 나는 이름 없이 피고 지는 들꽃나는 새벽하늘 총총한 별빛나는 어디에나 있어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공기는 익숙하고 발걸음은 경쾌합니다.그러나 문득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을 생각합니다.땅 위를 걸어간 수많은 발을 생각합니다.사람들, 작은 아이들, 사람이 아닌 네 발들, 날개 달린 두 발들 ...그렇게 많은 발들 중에 걸음을 멈춘 어떤 발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라봅니다.같이 바람을 맞으며 제 길을 경쾌하게 걷는 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기를. 2014년 1월 - 신현아 에서 2024. 9. 28.
《만나러 가는 길》 글/그림 안병현, 우리나비 (2014년 10월) 나는 벤치에서 쉬고 있는 한 슬픔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어요."안녕? 넌 왜 여기에 앉아 있니?"슬픔은 나를 쳐다보지 않고 천천히 말했죠."우리는 이곳에서 스스로를 조금씩 녹여 없애.""헤엄을 찰수록 몸이 줄어들고 그러다 어느 순간 완전히 사라지는 거야.""크지 않은 것들은 수차례, 아무리 몸집이 커도 십여 차례물길을 가르다 보면 사라질 수 있어." 친구를 만나게 되면 어떤 말을 먼제 해야 할까.분명 내가 알고 있던 그 모습 그대로는 아닐 거예요.나 역시 예전 그대로가 아닐 테지요.그러나 나는 알 수 있습니다.그는 내 친구이고 나는 언제든 설레는 마음으로그를 만나러 갈 준비가 되어 있음을.  "어른 안에 숨어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안병현 님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무슨'이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입니다. .. 2024.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