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雜說)/소설1 말하는 숲 어제 내린 비가 성판악 등산로의 돌무더기 사이로 개울과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안개가 내린 숲, 봄 이파리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 봄 햇살이 언 나무들을 녹이고 있었다. 성판악 입구에서 백여미터를 걸었을 때, 등산 복장이 아닌 여성이 보였다. 옅은 브라운 트렌치 코트와 검은 케쥬얼화를 신은 그녀의 모습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 걸음을 옮길 때마다 케쥬얼화 위로 하얀 발목이 살짝 드렀나다가 사라지곤 했다. 그녀의 키는 167 ~ 8 센티미터 정도,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 그리고 적당한 볼륨감을 드러냈다. 목선을 따라 내려오는 부드러운 웨이브진 긴 머리카락, 그녀의 실루엣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안개 속에 희미하게 비추는 그녀의 모습은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녀는 봄비로 씻은.. 2024. 5.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