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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말했어요.
내가 강물처럼 말한다고.
나는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울음을 삼킬 수 있거든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는 말하기 싫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말할 수 있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를 둘러싼 낱말들을 말하기 어려울 때면
그 당당한 강물을 생각해요.
물거품을 일으키고
굽이치고
소용돌이치고
부딪치는 강물을요.
그 빠른 물살 너머의 잔잔한 강물도 떠올려요.
그곳에서는 물결이 부드럽게 일렁이며 반짝거려요.
내 입도 그렇게 움직여요.
나는 그렇게 말해요.
강물도 더듬거릴 때가 있어요.
내가 그런 것처럼요.
조던 스콧은 지구별에서 시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는 처음 쓴 어린이책입니다.
"밀을 더듬는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말해요. 단순히 말을 더듬는다고 말해 버리기 힘든 면이 있어요. 단어와 소리와 몸을 가지고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복잡한 노동을 하는 셈이거든요. 내가 말을 더듬는 것은 나만의 행위이기도 하지만, 그날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 여러 입이 만들어 낸 거대한 흐름의 일부이기도 해요. 망을 더듬으면서 나는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 동시에 철저히 혼자라고 느끼기도 해요. 말을 더듬는 건 두려움이 따르는 일이지만 아름다운 일이에요. 물론 나도 가끔은 아무 걱정 없이 말하고 싶어요. 우아하게, 세련되게, 당신이 유창하다고 느끼는 그런 방식으로요. 그러나 그건 내가 아니에요. 나는 강물처럼 말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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