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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농부의 밤》 김남주 자유 만인을 위해 내가 노래할 때나는 자유이다땀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피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 칠때 나는 자유이다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사람들은 맨날밖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제 자신을 속이고서 1972년 유신 헌법이 선포되자 이강 등과 전국 최초로 반유신, 반파쇼 지하신문인 을 제작. 지는 주로 유신 독재에 대한 고발을 주제로 다뤘고 후에는 전국적인 신문으로 확산시키고자 로 명칭을 바꾸기도 했다.. 2024. 5. 5.
《la terre respire 땅의 심장》 글 기아 리사리, 그림 알렉산드로 산나, 번역 해바라기 프로젝트 한 형제가 있었습니다. 형제는 밖에서 뛰노는 걸 퍽 좋아했어요.그런데 어느 날, 형제는 무심코 땅바닥에 귀를 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됩니다. 쿵, 쿵, 쿵, 심장 소리, 땅의 심장 소리였습니다. 땅이 살아 있단 걸 알게 된 형제의 눈에는 이제 세상 모든 것이 다르게 보입니다.굽이치는 호수의 물결은 땅의 귀, 슾은 땅의 머리카락, 그리고 언덕은 땅의 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심장은 보이지 않네요.호기심을 참지 못한 형제는 결국 말을 타고 땅의 심장을 찾기 위한 긴 여행에 나서기로 합니다. * 좋은 그림이란 오직 하나입니다. 전체적인 주제에 존엄성을 부여하면서도 동시에 그 자체만으로도 고유한 매력이 있는 그림이지요. 그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그것은 오직 몰입.. 2024. 5. 5.
해양호식당, 한치물회 맛집 제주도의 별미, 한치는 6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가 제일 맛난 제철입니다.  오징어보다는 작ㅈ만 살이 부드러워 회나 물회로 즐기기 좋지요. 제주 섬을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한 바퀴를 돌다 보면, 각 마을마다 유명한 한치 맛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 그 가운데 한 집이죠. 이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장 어르신이 '해양호'라는 배로 제주 앞바다 직접 나가서 싱싱한 한치와 물고기를 잡아와서 손님들에게 내놓는답니다. 한치가 얼마나 싱싱한지, 쇠젓가락, 숟가락에 벌판을 쭈욱 뻗어 늘어붙는답니다. 제공항에서 나와 일주서로를 따라 가다 보면 반대편 길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온 여행객들도 찾지만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로컬 맛집이랍니다. 다만, 줄서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분.. 2024. 5. 4.
《어두워진다는 것》 나희덕, 창비시선 205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 너무도 여러 겹의 마음을 가진그 복숭아나무 곁으로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흰꽃과 분홍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멀리로 멀리로만 지났쳤을 뿐입니다흰꽃과 분홍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나는 그 나무를 보고 멀리서 알았습니다눈부셔 분부셔 알았습니다피우고 싶은 꽃빛이 너무 많은 그 나무는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그 여러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흩어진 꽃잎들 어디 먼 데 닿았을 무렵조금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에서가만히 들었습니다 저녁이 오는 소리를 나희덕 시인은 흰꽃과 분홍꽃을 동시에 피우는 복숭아나무를 보며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숨겨진 수 많은 감정.. 2024. 5. 4.
《나는 나는 나는》 김혜란 울고 싶은 날이야.괜찮아. 그런 날은 하늘을 날면 돼.시원한 바람이 불자창문에 비친 바다가 출렁출렁바람을 따라가 볼가?  5월 5일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 선생님은 어린이를 어른들과 똑 같은 사람으로 존중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학생은 인간이 아니라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5월 5일 어린이날 연휴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들 누리시고 틈틈히 아이들과 그림책의 세상을 나누어 보셔요. 5월의 봄 바람도 달달한 계절입니다. 사랑 받아야 할 우리의 아이들, 소중한 아이들과 그 마음을 간직한 어른들에게 이 5월의 봄 달달한 바람을 나눕니다. 2024. 5. 4.
말하는 숲 어제 내린 비가 성판악 등산로의 돌무더기 사이로 개울과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안개가 내린 숲, 봄 이파리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  봄 햇살이 언 나무들을 녹이고 있었다.   성판악 입구에서 백여미터를 걸었을 때, 등산 복장이 아닌 여성이 보였다. 옅은 브라운 트렌치 코트와 검은 케쥬얼화를 신은 그녀의 모습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였다 . 걸음을 옮길 때마다  케쥬얼화 위로 하얀 발목이 살짝 드렀나다가 사라지곤 했다. 그녀의 키는 167 ~ 8 센티미터 정도, 자연스럽게 흐르는 곡선 그리고 적당한 볼륨감을 드러냈다. 목선을 따라 내려오는 부드러운 웨이브진 긴 머리카락, 그녀의 실루엣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안개 속에 희미하게 비추는 그녀의 모습은 묘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녀는 봄비로 씻은.. 2024.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