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만인을 위해 내가 노래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 칠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밖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1972년 유신 헌법이 선포되자 이강 등과 전국 최초로 반유신, 반파쇼 지하신문인 <함성>을 제작. <함성>지는 주로 유신 독재에 대한 고발을 주제로 다뤘고 후에는 전국적인 신문으로 확산시키고자 <고발>로 명칭을 바꾸기도 했다. 이로 인해 1973년에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다. 출소 후 해남군으로 낙향하여 잠시 농업에 종사하는 중에 <창작과 비평>지에 '진혼가', '잿더미' 등 7편의 시를 발표. 1975년 광주시로 올라가 사회과학서점 '카프카' 개설. 1978년에 상경하여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에 가입, 활동하다가 1979년 체포되어 구속, 수감. 지역 15년형을 선고받아 1979년부터 광주교도소에 복역 중 첫 시집인 <진혼가>, <나의 칼, 나의 피>, <조국은 하나다>,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같은 굵직한 시집을 출간. 시집은 주로 우유갑이나 심지어 낙엽에 손톱이나 이쑤시개, 날카로운 도구들로 꾹꾹 눌러 썼으며, 교도관이 시인의 아내에게 전달했다. 옥중에서 쓴 그 의 첫 시집 <진혼가>가 1984년 출간, 문학계에 큰 파장이 일으켰다. 1988년 12월 21일 형집정지로 9년 3개월만에 석방. 그러나 영원한 전사를 꿈꾸었던 김남주는 1994년 2월 13일 새벽 2시 45분에 서울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에서 췌장암으로 사망. 사후 유해는 광주광역시 망월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 - 나무위키
함께 가자 우리
함께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앞서가면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일이면 일로 손잡고 가자
천이라면 천으로 운명을 같이 하자
둘이라면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질러 들판 물이라면 건너주고
물건너 첩첩 산이라면 넘어주자
고개넘어 마을 목마르면 쉬어가자
서산낙일 해떨어진다 어서가자 이 길을
해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주고
신을 넘고 물을 건너
언젠가는 가야할 길
누군가는 이르러야할 길
가시밭길 하얀 길
에헤라, 가다 못가면 쉬었다나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김남주 농부의 밤>은 첫 시집 <진혼가>와 1987년 6월 항쟁 이후 출가된 <나의 칼, 나의 피> 사이에 암암리에 유포되었던 시집이다. 1987년 그 뜨거운 항쟁의 시대를 함께한 시집입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이 잊혀지고 있는 때, 젊은이들에게는 무척 낯썬 시집이겠지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민주공화국을 부정한 독재자들이 미화되고 부활되는 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사랑의 기술
여전히 건겅허더나 마음 놓이오.
그림을 곁들인 당신의 편지 볼 때마다 나는
지그시 두 눈 감고
내 어린 시절의 추억에 잠기곤 한다오.
거기에는 굴레벗은 망아지가 들판을 휘달리고 있기에
거기에는 꼴망대 옆에 차고 낫질하는 초동이 있고
거기에는 똬리끈 입에 물고 두레박을 내리는 소녀가 있기에
아 그때 당신의 가슴은 얼머나 부풀었던가
아 그때 나의 심장은 얼마나 두근거렸던가
별비 쏟아지는 바위산 언덕의 입맞춤은 얼마나 알알했던지
나 또한 잘 있소
꼬오꼬옥 씹어 주먹밥 삭이고 아침 저녁으로
바닥에 대가리 쳐박고 고뇌하는 조국 눈부릅떠 본다오
과히 염려마오
차마 다 살라구요
십년너머 또 반십년을
기다림처럼 기약없는 기다림처럼
사람을 더 아프게 하는 것이 없다고 하지만
아픔보다 넓은 공간 없고
피를 흘리는 아픔에 견줄 만한 우주도 없다지
기다려요 기다리려 우리 배워가요
쇠사슬 달구어 칼을 벼르는 기술을
안팎으로 쑤셔 들쑤셔 증오의 벽 무너뜨리는 기술을
입술과 입술을 만나게 하고
가슴과 가슴을 만나게 하고
형제와 누이와 아버지와 아들이
민중이 나라의 주인이 되게하는 기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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