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9 인•간•산•수, 人·間·山·水, 장윤규 展, TOPOHAUS (2024. 5. 1 ~ 5.26) "인간은 혼자 생존할 수 없다. 지연, 공통된 생활 관념, 전통, 공동체 의식을 통하여 공통으로 인식하고 만글어가는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구조를 만들어내고 이를 유지하려 한다. 무작위의 인맥과 피상적인 대화가 현대인의 관계인 현상이 만연하다. 이제는 마을에서 형성되었던 지역적이며 물리적인 관계는 파괴되고 열린 구조가 되었다. 그런데 현대의 사회가 더욱 열리면 열릴 수록 인간은 반대로 고립된다. 이러한 양면적 아이러니의 인간관계를 산수와 같은 그림으로 그려내려 하였다. 사람 사이에 적정한 거리와 이해는 무엇일까. 코로나를 겪고 뉴노멀 시대를 접하면서 인간의 거리와 서로의 관계를 재정의해 볼 필요를 느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141844.html 장.. 2024. 5. 25. 경인화랑, 한옥 처마 아래 앉아 어느 비 내리는 아침, 문득 비 소리를 제대로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가 경인화랑 툇마루가 떠올랐습니다. 비 소리를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급한 마음에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안국역에서 내렸답니다. 인사동의 가게들을 구경하며 걸었고, 곧 경인화랑을 찾았답니다. 툇마루에 앉아 오후 반나절 내내 비 소리를 그리고 빗방울 튀는 소리를 맘껏 들었습니다. 비록 이젠 뒷 문으로 나가는 길은 막혀 사라졌지만, 그곳에서 미술 전시 보고, 세작과 쌍화차, 오미자 화채도 나누며, 영과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그 툇마루에서 토닥토닥 위로를 받습니다. 2024. 5. 25. 《이 가슴 북이 되어》 이윤룡, 창비시선 0035 까치밥 금방 떨어질 것 같은 빨간 홍시감나무 꼭대기에 한두 개 놀며 오가며 어린 시절목젓 떨어지게 바라보던 까치밥돌팔매를 쏘고 싶지만 참았던 까치밥쏘아도 쏘아도 맞지 않던 까치밥죽어도 안 떨어지는 까치밥 훈훈하고 고운 마음씨가지금도 감나무에 매달려 있다. 옛날부터 감 따는 법을 칼로써 선포해했거나가르친 바도 없이 자연법이 생겨어떤 욕심장이 가난한 백성이라도까치들의 겨울 양식을 남겼으니 법은 무서운 것이 아니라어질고 순한 것이며없으면 안될 법은 저절로 씨가 떨어져울타리 안에, 동네 고샅에, 멧갓에이렇게 큰 법이 되어 열리는구나! 까치 까치 까치야,기다리는 봄동산기다리는 감격을언제 물고 오려는 것이냐,까치 까치 까치 까치 .....* 고샅: (시골) 마을의 좁은 골목길, 골목 사이 멧갓: 나무를 함부로 베.. 2024. 5. 25. 북한산, 하늘재, 숨고르기 북한산 우이동 탐방소에서 백운대를 오르면 첫 번째로 만나는 깔닥고개, 숨이 가빠지고 땀이 비오르듯 흐릅니다. 돌아갈까 망설이면서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하늘재에 도착합니다. 예전에는 천도교 기념관 근처 우이동 탐망소까지만 차가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부터는 아스팔트 길을 지그재그로 계속 올라가면 도선사 입구에 도착했는데, 그때는이미 지쳐 헉헉대곤 했습니다. 거기서 다시 시작, 돌길을 올라가야 하늘재에 이르러 숨이 컥컥 다리가 뻣뻣해지곤 했습니다. 요즘에는 우이동 입구에서 등산로를 따라 하늘재까지 갈 수 있어 등산 환경이 좋아졌습니다. 이왕이면 도선사에서 전기 버스를 셔틀로 운행하고, 예전처럼 우이동 탐방소 위로 차를 다니지 않았으면 합니다.하늘재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걷다가, 북한산이 마.. 2024. 5. 25.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안도현, 창비시선 0239 간격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나무와 나무가 모여어깨를 어깨를 대고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나무와 나무 사이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생각하지 못했다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되는,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나무와 나무 사이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산불이 휩쓸고 지나간숲에 들어가보소서야 알았다 는 20년 전 안도현 시인이 출간한 시집입니다. '간격'은 개별적인 나무가 자신의 공간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숲을 이루는 방식을 통해, 인간 관계에서도 각자의 독립성과 개인성을 존중하는 것이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에 대해서 편하게 느끼는 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 편안해 하는 거리.. 2024. 5. 25. 《고대 그리스 서정시》 아르킬로코스, 사포 외, 김남우 옮김 어쩌 도리 없는 고초에 시달린 마음, 마음아!일어서라! 적의에 가득 찬 적들에 대항하여가슴을 펴고 너 자신을 지켜라! 적들의 매복 근처에굳건히 세워진 너, 이겼다고 떠벌려 우쭐하지 말며패했다고 집에 누워 슬퍼 마라! 기쁜 일에 기뻐하고슬픈 일에 슬퍼하되 지나치게 그러하지는 마라!어떠한 성쇠가 사람들을 장악하는가를 깨달아라. 그리스 귀족 아버지와 트라키아 출신 노예 어머니를 둔 지원전 7 ~ 6세기에 활동한 서정시인 아르킬로코스의 시에서 어떤 결과에도 지나치게 동요하지 말고 균형 잡힌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겼다고 떠벌려 우쭐하지 말며 패했다고 집에 누워 슬퍼 마라"는 성취와 실패 모두를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극단적인 감정의 표현을 자제하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어떠한 성쇠가 사람들.. 2024. 5. 25.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