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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순 From Local 자연을 닮아가는 지역의 농가에서 제철 농산물을 교류하며 순(10일)마다 메뉴를 변경하는 양평 양수리 두물머리에 있는 로컬푸드 한식당. 기차를 타고 양수리 뭇순을 찾으면 건강한 막걸리도 나눌 수 있겠지요.   https://map.kakao.com/?referrer=daumtop 카카오맵당신을 좋은 곳으로 안내 할 지도map.kakao.comhttps://www.instagram.com/mutsoon/ 2024. 4. 26.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이정록, 창비시선 404 우주의 놀이 천년 고목도 한때는 새순이었습니다.새 촉이었습니다.새싹 기둥을 세우고첫 잎으로 지붕을 얹습니다. 첫 이파리의 떨림을모든 이파리가 따라 하듯나의 사랑은 배냇짓뿐입니다.곁에서 품으로,끝없이 첫걸음마를 뗍니다. 사랑을 고백한다는 것은영원한 소꿉놀이를 하는 겁니다.이슬 비치는 그대 숲에서고사리손을 펼쳐 글을 받아내는 일입니다.곁을 스쳐간 건들바람과품에 깃든 회오리바람에 대하여. 태초의 말씀들,두근두근 옹알이였습니다.숨결마다 시였습니다.떡잎 합장에 맞절하며푸른 말씀을 숭배합니다. 새싹이 자라 숲이 됩니다.아기가 자라 세상이 됩니다.등 너머, 손깍지까지 당도한아득한 어둠을 노래합니다. 싹눈이 열리는 순간,태초가 열립니다. 거룩한우주의 놀이가 탄생합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성장과 창조의 순환. 생명으.. 2024. 4. 25.
《상어인간》 글 박종진, 그림 양양 바닷속에서는 어느 누구도놀리지 않습니다몸이 작든, 크든, 별나게 생겼든모두가 당당합니다 2024. 4. 24.
올래국수&효심국수 제주 섬 곳곳에 고기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맛집이 즐비하니,고기국수 집만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큰 여행이 되겠지요. 제가 좋아했던 올래국수와 효심국수. 2016년 4월 9일 첫 만남, 2019년에는 오피스텔 공사로 인해 옛 자리를 떠나야 했지요.당시 제주 연동에서 나란히 영업을 했던 두 집, 올래국수가 고기 양도 더 푸짐하고 입소문도 더 많이 나서 육지에서 온 나그네들과 외국에서 온 나그네들로 줄을 길게 이루곤 했습니다, 효심국수도 이름난 집답게 국수를 맛보려면 줄을 서야만 했습니다.  제주시에서 근무하던  때,  퇴근길에 들려 국수 위에 얹혀진 고기를 안주 삼아 제주막걸리 한 통을 나누고  막걸리 마신 다음에 국수로 입가심을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올래국수는 신제주 로타리 지나 골목안에, 효심국수.. 2024. 4. 24.
《야생사과》 나희덕, 창비시선 301 두고온 집 오래 너에게 가지 못했어. 네가 춥겠다, 생각하니 나도 추워. 문풍지를 뜯지 말 걸 그랬어. 나의 여름은 너의 겨울을 헤아리지 못해 속수무책 너는 바람을 맞고 있겠지. 자아, 받아! 싸늘하게 식었을 아궁이에 땔감을 던져넣을 테니. 지금이라도 불을 지필테니. 아궁이에서 잠자던 나방이 놀라 날아오르고 눅눅한 땔감에선 연기가 피어올라. 그런데 왜 자꾸 불이 꺼지지? 아궁이 속처럼 네가 어둡겠다, 생각하니 나도 어두워져. 전깃불이라도 켜놓고 올 걸 그랬어. 그래도 이것만은 기억해. 불을 지펴도 녹지 않는 얼음조각처럼 나는 오늘 너를 품고 있어. 봄꿩이 밝은 곳으로 날아갈 때까지. 나희덕 시인의 두고온 집, 그 집은 무엇을 말하는지요? 집이 추우면 시인도 추워진다고, 시간과 거리에 의해 소원해진 존재,.. 2024. 4. 24.
《봄비 한 주머니》 유안진, 창비시선 195 자격 초가을 햇살웃음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홑씨 바람 타듯이, 생활을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려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집ㅇ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들을 사랑하기에 너무 작은 작은 자신을 슬퍼하는 사람, 모든 목숨은 아무리 하찮아도 제게 알맞은 이름과 사연을 지니게 마련인 줄 아는 사람, 세상사 모두는 순리 아닌 게 없다고 믿는 사람, 몇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 결국에는잃는 것 얻는 것에 별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 감동받지 못하는 시 한편도 희고 붉은 피를 섞인 눈물로 쓰인 줄 아는 사람, 커다란 갓의 근원일수록 작다고 믿어 작은 것을 아끼는 사람,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도 해답도 자기 자신에게 던.. 2024.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