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8 iiin, i'm in island 2015 Autumn 리얼제주 매거진 인 2015년 가을호 "이글거리던 태양이 순식간에 수그러들고 바람의 방향이 다시 바뀌었어요. 제주의 가을은 모든 것이 완벽해 오히려 비현실적인 느낌이 듭니다. 맑은 하늘, 살갗에 닿는 신선한 공기, 날렵한 실루엣의 오름, 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 긴 여름과 겨울 사이, 선물 같은 가을입니다. 자연을 곁에 두기 참 좋은 계절이죠. 여름동안 바다에 의지하고 놀았다면 가을에는 숲으로 가볼까요. 깊은 숲이 아니라도 높고 낮은 오름을 걸으며 나무들의 푸른 기운을 즐기기 좋은 때예요." 바야흐로 백패킹의 계절다시 가을이 왔다. 바다는 깊어지고 하늘은 높아졌다. 숲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엔 청량한 기운이 묻어있다. 새로운 계절이 불러낸 그 길 위에 다시 섰을 때, 몹쓸 여행의 허기는 등에 짊어진.. 2024. 8. 15. iiin, i'm in island now 2015, Summer 리얼제주 매거진 인 2015년 여름호. "이번 여름호는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제주 농작물 지도가 궁금해서 재배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망고농장, 블루베리농장, 레몬농장, 커피농장 등등 생각보다 곳곳에 다양한 농작물이 있었고 마치 농사 전문 기자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한동안 농장만 찾아다녔습니다 ...... 어느 시기든 새로운 작물이 들어오기 마련이고 어떻게 자리를 잡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지 않을까 싶어요. 토종씨앗은 토종씨앗대로 지켜가면서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것을 무리 없이 그리고 가능한 효율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 '균형'이고요." 제주에서 '스노클링'하기 좋은 곳, '스노클링'하기 좋은 제주의 바다한담해변, 외돌개 황우지해변, 하도해변, 함덕해변 제주도.. 2024. 8. 15.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이상국, 창비시선 0398 (2016년 5월) 못을 메우다 마당에 손바닥만 한 못을 파고 연(蓮) 두어 뿌리를 넣었다그 그늘에 개구리가 알을 슬어놓고 봄밤 꽈리를 씹듯 울었다가끔 참새가 와 멱을 감았다소금쟁이와 물방개도 집을 지었다밤으로 달이나 별이 손님처럼 며칠씩 묵어가기도 했다날이 더워지자 개구리를 사랑하는 뱀도슬그머니 산에서 내려왔는데그와 마주친 아내가 기겁을 한 뒤로장에 나가 개 한마리를 구해다 밤낮없이 보초를 서게 했다그사이 연은 막무가내 피고 졌다마당이 더는 불미(不美)하지 않았으나마을에 젊은 암캐가 왔다는 소문이 나자수컷들이 몰려들어 껄떡대는 바람에 삼이웃이 불편해했고어쩌다 사날씩 집을 비울 때면 그의 밥걱정을 해야 했다이런저런 생각 끝에 모슬 메워버렸다마당에 평화가 왔다 시는 집 마당에 작은 못을 파고 연을 심으며 시작됩니다. 이 작은.. 2024. 8. 13.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 박성우, 창비시선 0507 (2024년 7월) 빈틈 그대에게 빈틈이 없었다면나는 그대와 먼 길 함께 가지 않았을 것이네내 그대에게 채워줄 게 없었을 것이므로물 한모금 나눠 마시면 싱겁게 웃을 일도 없었을 것이네그대에게 빈틈이 없었다면 박성우 시인의 시 "빈틈"은 인간관계에서의 결핍과 부족함이 오히려 관계를 깊고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임을 이야기 하며 인간관계의 본질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결함이 서로를 채우고 돕는 기회를 주어,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물 한 모금 나눠 마시면 싱겁게 웃을 일도 없었을 것이네"라는 표현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하는 순간들이 작지만 소중한 추억이 됨을 나타냅니다. 시인은 "빈틈"이 관계를 더 가깝고 친밀하게 만드는 즁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며, 완벽하지 않.. 2024. 8. 13. 《바람과 물과 빛》 박인경 그림, 이호백 글, 재미마주 (2017년 6월) 은 '도서출판 재미마주'에서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예술을 아주 쉽게 풀어주어,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현대미술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재미마주 어린이 미술관' 연작으로 나온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대적인 수묵화로 자연을 해석하여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그림을 보여준 1세대 여성 화가로 한국 근현대 미술의 선구자의 한 분인 박인경 화백의 그림에 이호백이 글을 넣어 만든 그림책입니다. 박인경 화가는 이응로 화백의 아내이며 대전 '이응노 미술관'의 명예관장입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 근교에 살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곳에는 한옥으로 지어진 고담서방과 고담아카데미가 있습니다. "나는 본래 ... 물이었다."의 여행 이야기를 박인경 화백의 그림고 함께 느껴봅니다. ※ 2019년 10월 5일 제주.. 2024. 8. 11. 《해청》 고형렬, 창비시선 0061 (1987년 3월) 바다 위의 덕장 아버지는 바다에 덕장을 세우셨다바람이 그 덕장 속으로 빠졌고 고기들도 그 덕장의기둥 사이로 지나갔다덕장은 가끔 바닷물에 밀려 기울기는 했지만결코 먼 곳으로 떠내려가지는 않았다아버지가 서른 살 때한번은 남수평선까지 내려간 적은 있다하지만 대부분의 세월은 이 바다에서 살았다덕장이 그곳에 있었던 것은 그러니까우연이 아니라 완전히 의지였다아버지는 가끔 그 덕장 밑에서 잠을 잤고나는 곤히 잠든 아버지를 보았다덕장은 출렁거리고 흔들거렸어도어느 한쪽 가라앉지 않고지금도 덕장은 그 바다에 남아 있다당신은 세상을 떠날 때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두고 떠나셨다그리고 덕장만 그 바다에 남겨서갈매기가 내리고 아이들이 올라가 놀게끔 했다내가 지금도 알 수 없는 것은이 바다에 덕을 맨 이 덕장자랑스럽고 풀고 싶지 .. 2024. 8. 10.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