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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 루리 글•그림, 비룡소 (2023년 4월) 그러던 어느 날, 네가 뒤를 돌아봐 준 그날처음으로 내 편이 생겼어.그래서 유난히 별이 많이 뜬 어느 저녁,넌 신에게 내기를 걸었어.악마 하나를 두고, 넌 나를 구원할 수 있다고 했고,신은 이무 말이 없었지.넌 내기에서 이기면 소원을 하나 들어 달라고 했고,신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지."친구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던 시절, 친구와 엄마는 옛날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이야기는 점점 시간을 거슬러 갔고, 어느 날인가부터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친구와 학교에 가고, 여행을 떠났던 기억들을 이야기하곤 했어요. 저는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써보았습니다. 다시 쓴 이야기 속에서 친구는 마법의 힘을 지닌 악마가 되었고, 친구의 엄마는 그곳에서도 부지런히 과거의 기억들을.. 2024. 8. 28.
iiin, i'm in island 2015-2016 Winter 리얼제주 매거진 인 2015-2016 겨울호덕후의 시대 "'덕후', 한 분야에 깊이 심취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니언 말로 흔히 덕후라고 하죠. 처음에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요즘은 어느 분야의 전문가 혹은 신지식인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은 덕후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혼자 골방에서 무언가에 열중했던 사람들이 미디어가 발달하고 취향과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어요. 다양한 독립출판물, 웹툰, 개인방송채널 등 그야말로 덕후들이 '덕밍아웃'을 하고 '덕력'을 마구 뽑내는 시대입니다. 덕분에 새로운 분야의 정보를 쉽고 재미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어쨌든, 누군가의 노력으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함께.. 2024. 8. 24.
《어여쁜 꽃씨 하나》 서홍관, 창비시선 0080 (1989년 9월) 그리움 때로는 왈칵 쏟아질 듯 그리운 것들이 있습니다.그것은 어린 시절나를 감싸주던 밝은 가을 햇살과뻐꾸기 소리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젊은 날분노로 외치던 광화문 네거리와목놓아 울던 막걸리집과온몸을 말리우듯 태워대던하숙방의 담배연기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조그만 인간의 진실들이 모여커다란 사회와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가르쳐주고인간이 때로는 끝없이 아름답고뜨거울 수 있음을 보여준 수많은사람들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루내 나를 붙들고눅진눅진 짓이기던 것들이썰물처럼 빠져나간어느 날 석양길에그리운 것들이 나를 찾아와따스한 불길을 활활 지피어옵니다. 서홍관 시인의 시 "그리움'"은 인간이 경험하는 다양한 '그리움'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시는 어린 시절의 따뜻한 햇살과 자연의 소리, 그리고 젊은 시절의 격.. 2024. 8. 24.
《어린왕자의 귀환》 김태권 지음, 우석훈 해제, 돌베개 (2009년 7월) 은 2002년 부시 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며 중세 유럽과 이슬람 역사를 심도 있게 다룬 로 데뷔한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김태권 님이 1999년부터 10년 동안 대학 교지와 학술잡지 등에 연재했던 단편들을 모아 수정·보완한 작품입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정책들이 만연했던 시대를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입니다.  책은 '비정규직 어린왕자', '장사꾼 손님의 강연: 자본주의 사회의 휴식과 일상', '여행을 떠나다: 자유무역의 허와 실', '자본가의 별과 실업자의 별: 경영합리화의 그늘', '임금님의 별: FTA와 시장실패', '가로등지기의 밤: 잉여가치는 어디로 가는가', '백 년 전의 지구: 민영화에 얽힌 거짓말', '상자에 갇힌 별: 비정규직과 노동자의 분할통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4. 8. 20.
《엉겅퀴꽃》 민영, 창비시선 0059 (1987년 3월) 수유리 - 하나 한 늙은이의더러운 욕망이저토록 많은 꽃봉오리를짓밟은 줄은 몰랐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훼손한 사람들을 추앙한는 것은 민주공화국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링컨 대통령 말한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의 가치를 바탕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을 넘는 나라에서 무엇보다도 인권과 지구별 공동체를 지키며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해야합니다. 독재자들과 그러한 사상은 민주공화국에서 추앙되고 지켜져야 할 가치가 아닙니다.  다시 붓을 들고 蘭(난)을 치지 않는다.蘭(난)이 놓일 자리에모질고 억센엉겅퀴 한 포기를 그려 넣는다.   (내 생애의 기운 한나절에   쑥대머리 치켜 들고 우뚝 일어설 ...... ) 일찌기 우리들의 것이었던꽃피는 大地여! 그 능욕당.. 2024. 8. 17.
《까치독사》 이병초, 창비시선 0397 (2016년 4월) 그 허구헌 날 방구석에 처박혀뭘 하는지 알 수 없었다보험회사를 다녔다는 말도 있고중고차 매매센터를 했다는 말도 있지만어떤 말도 그의 말 뒤를 다 캐지는 못했다 태풍 볼라벤이 과실을 싹 쓸어간 뒤풀밭인지 콩밭인지가늠이 안 가는 신발에 그가 나타났다시키잖은 풀을 뽑기 시작했다밭고랑에 무릎 잇대고 뽑은 풀들뿌리째 뽑혀서 시들시들해진 것들을푹 썩어서 거름 되라는 듯콩대 밑에 깔고는 했다그래도 콩밭인지 풀밭인지가늠 안되기는 매일반이었다풀을 뽑다가 뽑다가 그야말로흙좆이 된 그도 지쳤는지허리를 쭉 펴며 한 말씀 내놓는다 “풀 말고도 뽑아버려야 할 것들이이 세상에는 꼭 있는 것 같당게” 이 세상에 "풀 말고도 뽑아버려야 할 것들이" 딱 있으니 호미로 파내든 낫으로 싹둑 자르든 재초제를 확 뿌려 씨를 말리고 싶은 시절입.. 2024.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