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현생 인류가 상상력을 통해 비현실적인 개념들까지 믿을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능력과 유연한 협동 덕분에 인류는 인지 혁명(인류가 똑똑 해진 시기), 농업 혁명(자연을 길들여 인류가 원하는 일을 하게 만든 시기), 과학 혁명(인류가 위험한 정도의 힘을 갖게 된 시기), 기술 혁명(제2차 인지혁명) 등 여러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여 결국 지구상에서 가장 지배적인 종이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7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의 한 구석에서 자기 앞가림에만 신경 쓰는 별 중요하지 않은 동물이었다. 이후 몇만
년에 걸쳐, 이 종은 지구 전체의 주인이자 생태계 파괴자가 되었다. 오늘날 이들은 신이 되려는 참이다.....우리는 주위 환경
을 굴복시키고, 식량 생산을 늘리고, 도시를 세우고, 제국을 건설하고, 널리 퍼진 교역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
의 고통의 총량을 줄였을까? 인간의 역량은 크게 늘어났지만, 개별 사피엔스의 복지를 개선시키는 데는 이르지 못했다. 뿐
만 아니라 그로 인해 다른 동물들에게 큰 불행을 야기하는 일이 되풀이되었다.....이보다 더욱 나쁜 것은 인류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무책임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 법칙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
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규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
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신이 된 동물' , 587~588쪽)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에서 표현한 우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현실로 드러난 것일까?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이 어떠할 것인지 예측하기란 불가능해졌습니다. 확실성은 바닥을 쳤고, 선택의 자유는 최고치에
도달했습니다.....우리가 역사적인 웜홀에 들어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역사의 정상적인 법칙들은 중단되었습니
다. 몇 주 전만 해도 불다능했던 일이 평범한 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편으로 우리가 더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칫 폭군들이 민주주위 안에서 권역을 잡고, 그리하여 디스토피아가 도래해 우리를 짓누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반드시 스스로에게 꿈을 갖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지금 한참 전에 이뤄야 했던 개혁을 감행할 수 있는 시간이며, 불의한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우리는 새로운 세상 속에서 살 겁니다. 그것이 더 나은 세상이기를 희망합니다.'(안희경, <오늘부터의 세계>, '유발 하라리 답신', 9~10쪽)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세상은 여전히 성장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융단 폭격으로 뿌려진 자본을 회수하기 위한 고금리로 인한 고통이 야기되고 양극화의 심화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역간의 갈등과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지구 곳곳에서 어린이들과 여성,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잃고 생존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과 바이오 기술의 융합이 가져올 미레에 대한 공포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한 상황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지구별 공동체에 대한 희망을 버릴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구별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연대, 그리고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대해 설레임과 감동을 느끼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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