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는 인류가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이를 저장하며 공유하는 수단이자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입니다. 인간 매체, 조형 매체, 인쇄 매체 등 다양한 형태의 매체가 존재합니다. 인류 역사는 본질적으로 매체의 역사였으며, 역사 속에서 나타난 모든 사회 변화는 매체 변화와 함께 일어났습니다.
매체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는 사회적 지배력을 가진 특정 능력과 함께 조직화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화된 체계로서, 사회적, 문화적인 상호작용 과정을 매개하는 주요 메커니즘입니다. 매체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주변 환경을 형성해왔습니다. 역사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에 따라 특정 매체는 생성되고 소멸하는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특히, 매체가 자신의 사회적 조정 및 방향 설정 기능을 상실하게 되면 더 이상 매체로 간주할 수 없게 됩니다. 제의적 기능에서 세속적인 의사소통 매체로 변화해 왔으며, 예전 매체의 기능이 정치, 경제, 사호회적 필요에 따라 변화하고 통합되면서 새로운 매체가 생성되는 과정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근대 초기에 사회가 점점 더 세분화하면서, 조정 및 방향 설정 도구로서 전통적인 인간 매체의 유용성이 사라져 가는 가운데 새로운 매체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인쇄 매체로 대체,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은 지식과 정보의 확대와 재생산을 촉진하고 상상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였습니다. 새로운 매체 문화는 활판 인쇄술과 같은 기술적 발전의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요와 필요에 의해 이전의 낡은 매체들의 핵심적인 기능이 통합되면서 발전한 것입니다. 한편, 인쇄 매체는 사실 인식과 다른 한편으로 사실을 인지하는 주체 사이에 의사소통을 일률적으로 규정하는 매개 기구로서, 의사소통 상대와의 거리를 만들고, 문화적 완결성과 동질성의 상실을 초래했습니다. 인쇄 매체는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의 전환, 현세와 내세의 분리, 그리고 근대적인 '나'와 '너'의 분리를 가져왔습니다. 인쇄 매체는 인간의 인지, 가공, 언어, 그리고 사고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문화 매체로서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들어서며 라디오와 텔레비전 같은 전자 매체가 등장했고, 현재는 더욱 새롭과 다양한 디지털 매체가 문화적 기능을 확대하면서 융합적 패러다임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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