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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그림책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우르슐라 팔루신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by Sisnaajinii(씨스나지니) 202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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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말고 잠깐 누워 보세요.

여기, 게으를 때만 보이는 세상이 있어요.

 

모자 틈으로 쏟아지는 반짝이는 햇살

비행기가 남긴 새하얀 하늘 구멍

볼을 간질이는 기분 좋은 바람

눈동자로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들

그리고 고요한 밤의 아름다움까지...

 

  팔루신스카의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 첫 장을 열면 이층(?) 창문 밖을 내다보는 소녀와 하늘에 구름과 태양 그리고 그 옆을 나는 새 한마리, 다음 장을 열면 벤치에 누워 신문을 덮고 있는 삼촌...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시시한 그림책, 별 내용도 없네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만화방에 가면 (아버지 눈을 피해서 조심스럽게 갔지요) 친구들이나 형들은 금방 금방 새로운 만화책을 꺼내 보는데 저는 몇 장을 못 넘기고 있었지요. 저는 글도 한 자 한 자 꼼꼼히 읽고 그림도 하나 하나 꼼꼼히 보는 소년이었으니까요.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을 그렇게 꼼꼼히 보다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제 영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버트란트 러셀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게으름은 자신의 관심사와 창의력을 탐구할 기회라고 합니다. 게으름을 통해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관심사에 더 집중할 수 있게되면 물질적인 경쟁과 사회적 긴장이 줄어들 것이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 예술, 과학 등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합니다. 러셀이 말하는 인간의 존엄섬, 창의력 발휘, 그리고 사회적 진보에 필수적인 게으름은 아니더라도 바쁜 걸음 손바닥에 정지된 눈을 돌려 잠시 멋진 봄 하늘을 바라보고 발그레 쑥스럽게 봉긋이 터지는 봄꽃들에 눈을 맞추어 봅니다. 제 영과 마음이 콩닥콩닥, 그 콩닥콩닥 속에 평안함 느껴봅니다.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