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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편지》 노향림, 창비시선 0433 (2019년 6월) 비눗방울 놀이 하는 부부 맹인 부부가 유치원 마당 구석 벤치에나란히 앉아 비눗방울 놀이를 하고 있다.아이가 수업 받는 동안 이마 맞대고빨대로 하늘 높이 날리는 비눗방울들더러 키 낮은 편백나무에 걸리기도 하고두짝의 지팡이를 기대어둔바위의 등에 앉아 쉬어가기도 하고공중 높이 떠 올라가기도 한다. 아가, 보아라, 비눗방울은 일곱 무지개 빛깔이란다.네가 세상에서 제일 먼저 발음하게 된바다라는 이쁜 말이 빨주노초파남보 중에서초록빛 생명의 빛깔이라는데이 비눗방울 안에 웅크린 태아처럼 그게 숨어 있겠지.그 안에 숨은 눈 코 입을 너는 찾을 수 있지. 누군가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간다.제발 비눗방울을 터뜨리지 말았으면.너희들 희망을 밟지 말았으면. 노향림 시인의 시 "비눗방울 놀이 하는 부부"는 맹인 부부가 유치원 마당.. 2024. 7. 17.
《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 신용목, 창비시선 0411 (2017년 7월) 시가 시인의 손을 떠나면 결국 그 시를 읽는 사람의 몫일테니시인이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와 그 시를 읽는 사람의 해석은일직선일 수도, 어느 한 두 곳에서 잠시 만날 수도, 아니면 평행선일 수도 있으니신용목 시인이여 당신의 의도와 다른 해석이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시오그리고 소통이 실패했다고 자책하지 마시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고 창조이니 숨겨둔 말   신은 비에 빗소리를 꿰매느라 여름의 더위를 다 써버렸다. 실수로 떨어진 빗방울 하나를 구하기 위하여 안개가 바닥을 어슬렁거리는 아침이었다.   비가 새는 지붕이 있다면, 물은 마모된 돌일지도 모른다.   그 돌에게 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려주었다.   어느날 하구에서 빗방울 하나를 주워들었다. 아무도 내 발자국 소리를 꺼내가지 않았다. 신용목 시인의 시 '숨.. 2024. 7. 17.
《Olivia saves the circus》 written & illustrated by Ian Falconer, An Anne Schwartz Books Olivia는 활기차고 상상력이 풍부한 작은 돼지입니다. 어느 날 학교에 가서 여름 방학 동안 무엇을 했는지 발표하는 시간이 되자, Olivia는 서커스를 구했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녀는 서커스에서 일하던 모든 사람이 아팠기 때문에 서커스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모든 역할을 맡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Olivia는 강력한 인간 대포가 되어 날아다니고, 트램펄린 위에서 점프하고, 사자를 길들이는 등 다양한 묘기를 펼쳤다고 말합니다. 이야기들 듣고 있던 친구들과 선생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요?  는 Ian Falconer가 쓴 그림책으로, 인기 있는 "Olivia"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Olivia의 상상력, 창의성, 자신감과 용기를 유머와 함께 오늘 배워봅니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실천합니다. 2024. 7. 17.
《수수께끼 동시 그림책》 조이스 시드먼 글, 베스 크롬스 그림, 신형건 옮김 어슴푸레한 빛 속에서  새벽에 어둠 속에서어슴푸레한 빛 속에서해가 막 떠오르기 전, 잎이 오므라드는 서늘한 공기 속에서비밀스럽고 고요하고 눈부신 광경이 펼쳐져요.덩굴마다 투명한 구슬들이 조롱조롱 맺히는. 풀 위에새싹 위에나무들의 껍질 위에작고 투명한 벌의 날개 위에거미줄 위에, 그리고 거미들의 무릎 위에새벽의 보석들이 모습을 드러내요.차가운 산들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그리고 해가자줏빛 아지랑이 너머로얼굴을 내밀 때살짝 곁눈질하며 투명한 보석들을 건드리고나른한 햇살이 투명한 물방울들을 어루만지면여름 낮 동안 이것들은 하나하나 스러져자요.  수액의 노래 나는 오르고내려가요.뿌리부터꼭대기까지쌍둥이같이 튜브 세트같이물을 나르고음식을 날라요.줄기마다찬찬히 살피면아주 조금이나마날 볼 수 있어요.위아래로개미같이 오.. 2024. 7. 17.
《보고 싶은 오빠》 김언희, 창비시선 0396 (2016년 4월) 회전축 23도26분21초4119 지구의 기울기는발기한 음경의, 기울기 이 기울기를 회전축으로지구는 자전한다 창비시선을 하루에 한 권씩 읽으며 정리하고 하고 있습니다. 급성 충수염(맹장염) 수술을 하고 병원을 나와 집에 들어와 이번 주에 읽을 시집, 삼백번 뒤쪽의 시집 네 권을 집었습니다. 그 가운데 김언희 시인의 시집 . 2016년 출간되었을 때 사서 읽지도 않고 책장에 넣어두었었나 봅니다. 첫 시 '회전축'을 읽으며 처음인 것을 알았습니다, 김언희 시인의 많은 시들 가운데 제가 읽은 첫 시였습니다. "뭐지?  지구가 기울어서 회전하며 도는 것을 남자의 성기가 발기한채로기울어서 돌고있다고 표현하는 이렇게 강렬하고 도발적 이 시는 뭐지?" "도대체 이런 시를 쓰는 시인은 누구지?" 1953년 태어나 환갑을.. 2024. 7. 16.
《숲 속에서》 글·그림 김재홍, 길벗어린이 (2000년) "우리 내일 오디 따러 갈 건데, 같이 갈래?""응, 나도 같이 갈래."메주콩이 조심스레 묻자, 샘이가 방긋 웃으며 대답했어요."그럼 내일은 우리 재미있게 놀자?""그럼!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 거야!"샘이의 힘찬 대답에 아이들이 환히 웃었어요.아이들이 웃는 얼굴이 달맞이꽃만큼이나 환했어요. 김재홍 선생님은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평소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는 생각을 꾸주히 펼쳐왔습니다. 아름다운 동강의 숨겨진 모습을 우리들에게 새롭게 보여 준 그림책 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 ~ 하나다"라는 말을 싫어한답니다. "하나"라고 강조되고 나아가서 강요될 때 다양성이 파괴되고 더불어 사는 삶이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랍니다. 김재홍 선생님도 자.. 2024.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