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책방72 《호숫가 작은 집》 글 토머스 하딩, 그림 브리타 테켄트럽, 옮김 김하늬 지중해 해변 근방 가자 마을에는 벽돌 주택 한 채가 있습니다.거의 100년 전에 증조할아버지가 지으신 집입니다. 증조할아버지네 가족은 시온이 집권했을 때 강제로 이 집을 떠나야 했지만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28년, 가자로 갔습니다.그리고 버려진 채 방치된 무너진 집을 발견했습니다.거기서부터 나는 이야기의 조각들을 모았습니다.시온주의자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가자 장벽이 세워졌다 무너진 때까지그곳에 살던 네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그 이야기를 모은 것입니다.역사의 최전선에서 잊혀진 채 조용히 서 있던한 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2024. 4. 27. 《늑대의 선거》 다비드 칼리 글, 마칼리 클라벨레 그림, 김이슬 옮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선거!새로운 후보 늑대는 금새 모두에게 주목받았어요.늑대 후보는 농장 동물 모드에게 친절했고,멋진 약속을 내걸었어요. 모두의 친구 파스칼항상 당신 곁에 있는 친구가 되겠습니다. 2024. 4. 26. 《니들의 시간》 김해자, 창비시선 494 당신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웃었다 참 곱다 고와, 봉고차 장수가 부려놓은 몸빼와 꽃무늬 스웨터 가만히 쓰다듬어보는 말 먹어봐 괜찮아, 복지에서 갖다주었다는 두부 두모 꼬옥 쥐여주는 구부려진 열 손가락처럼 뉘엿뉘엿 노을 지는 묵정밭 같은 말 고놈 참 야물기도 하지, 도리깨 밑에서 뜅 올라오는 알콩 같은 말 좋아 그럭하면 좋아, 익어가는 청국장 속 짚풀처럼 진득한 말 아아 해봐, 아 벌린 입에 살짝 벌어진 연시 넣어주는 단내 나는 말 잔불에 묻어둔 군고구마 향기가 나는 고마워라 참 맛있네, 고들빼기와 민들레 씀바퀴도 어루만지는 잘 자랐네 이쁘네, 구부려 앉아야 얼굴이 보이는 코딱지풀 같은 말 흰 부추꽃이나 무논 잠시 비껴가는 백로 그림자 같은 벼 벤 논바닥 위로 쌓여가는 눈 위에 눈 학교도 회사도 모르.. 2024. 4. 17.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변혜지, 문학과지성 시인선 593 하늘과 땅 사이에 뭐가 있더라? 인부는 먼저 공사를 진행 중이다. 푸른 초원 위에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집을 짓는 것은 나의 오래된 소망이었 다. 벽돌로만 집을 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만, 나를 위 해 기꺼이 해주겠다고 인부는 내가 가진 것을 아주 조금 만 받겠다고 말해주었다. 땀을 흘리며 줄눈을 바르는 인 부의 목덜미가 아름답고, 부지런히 구름을 캐내는 희고 푸른 하늘이 아름답고, 이 모든 아름다움은 오후에 상장 했다가 저녁이 되면 폐지될 예정이다. 아름답다는 말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 각을, 생각을 그만두는 마음 한편에 앉혀두고서. 기다려. 얌전한 개가 된 생각애개 명령한다. 지급 대금을 공란으 로 남겨둔 인부의 의도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그 는 내게 첫눈에 반.. 2024. 4. 17.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김윤이, 창비시선 328 어른의 맛 결코 경험만이 아니고 아니고요 그걸 그냥 연애라 말할까봐요 1.5볼트짜리 건전지. 양극 바로 옆에 음극이네요. 시가지 걷다 시그널 음악 멎었을 때 한 걸음 반에서 한사코 숙여 발끝 보던 내게서 가장 먼 날 환히 상상할 수 있어요. 키스처럼 혀끝 대봐요. 찌릿찌릿하고 야릇한 씁씁한 맛 전류가 남았는지 알 수 있다네요. 그렇게 내가 흘러온 방향과 흘러가는 방향을 아는 거래요. 하지만 별로 권하진 말아요. 불 켤 수 있는 남은 양 알면 예기치 않게 놀랄 수 있겠네요. 기묘한 동작으로 형언키 어려운 청춘의 불빛들 충전할 수 없는, 날들은 눈부신 거죠 시침 땐 표정으로 눈 감아도 느껴지는 이상한 맛 몸뚱어리에 퍼지고 비로소 어른이 되어버렸죠 사랑이렀나요? 우리 아둔한 질문에 쓴웃음 지으며 몸만 남아 수.. 2024. 4. 16. 《누가 진짜 나일까?》 다비드 칼리 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나선희 옮김 나의 복제 인간이 나 대신 나의 삶을 사는 동안, 나는 오로지 일만 해야 하는 걸까? *2018년 9월 6일 라이킷에서 만난 인연 2024. 4. 10.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