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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것만 같던 마음》 이영광, 창비시선 0502 (2024년 5월) 계산 책을 보다가 엄마를 얼마로잘못 읽었다얼마세요? 엄마가 얼마인지알 수 없었는데,책 속의 모든 얼마를 엄마로읽고 싶어졌는데 눈이 침침하고 뿌예져서안 되었다엄마세요? 불러도 희미한 잠결,대답이 없을 것이다 아픈 엄마를 얼마로계산한 적이 있었다얼마를 마른 엄마로 외롭게,계산한 적도 있었다밤 병동에서 엄마를 얼마를,엄마는 얼마인지를알아낸 적이 없었다눈을 감고서, 답이 안 나오는 계산을나는 열심히 하면엄마는 옛날처럼 머리를쓰다듬어줄 것이다 엄마는 진짜 얼마세요?매일 밤 나는 틀리고틀려도엄마는 내 흰머리를쓰다듬어줄 것이다  이영광 시인의 시 '계산'은 인간의 삶을 숫자로, 혹은 물질적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깊은 깨달음을 담고 있습니다. 시 속에서 화자는 어머니와 관련된 기억을 "얼마"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만, 어.. 2024. 10. 4.
《어느 할머니 이야기》 수지 모건스턴 글, 세르주 블로호 그림, 최윤정 옮김 할머니 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해, 칠십 오 년 평생을 살아오면서 웃음을 지었던 입 주위는 주름투성이야. 눈가의 주름들은 어떤 건 재미있는 얘기들 때문에 생겼고, 어떤 건 힘들었던 날들의 눈물과 근심 때문에 생겼지. 어떤 주름들은 또 부드러운 사랑의 흔적이란다. "할머니, 다시 한 번 젊어지면 좋으시겠어요?"손자들의 이런 질문에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대답할 수 있어. 전혀 망설임 없이 할머니는 말해."아니, 내 몫의 젊음을 살았으니 이젠 늙을 차례야. 내 몫의 케이크를 다 먹어서 나는 배가 불러."수지 모건스턴은 두 딸을 낳아 기르면서 어린이 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 등 여러 권의 어린이, 청소년 소설을 발표하였으며 수많은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세르주 블로호는 장식 미술을 공부했으며.. 2024. 10. 3.
《만질 수 있는 생각》 그림책 작가 이수지 에세이, 비룡소 (2024년 4월)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면서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어쩌면 '어른'은, 우연히 자기 바로 앞에 선 작은 영혼에게 그 때 당면한 최선을 다해 주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일을 계속하는 모습을 그저 보여 주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단숨에 드러나지 않지만 말없이 삶으로 보여주는 수많은 멘토가 있다. 아이에게 주고 싶어서 만든 물건을 보고 다시 영감을 받는다. 때대로 문제들은 자리를 바꿔 보는 것만으로 상당 부분 해결될 때가 있다. 세상의 당연한 것들에 대해 "원래 그래."라고 하지 않고 다시 새롭게 말해 본다. 아이들은 늘 그렇다. 새로운 정보를 힘껏 받아들이고 그것을 연습한다. 글이 없으면 독자의 이야기가 된다. 글이 있으면 글을 따라가게 되지만, 글이 없으면 독자가 자기 목소리를 듣게 되는 .. 2024. 9. 28.
《아홉 번째 여행》 신현아 글·그림, 오후의 소묘 (2020년 9월) 나는 이름 없이 피고 지는 들꽃나는 새벽하늘 총총한 별빛나는 어디에나 있어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공기는 익숙하고 발걸음은 경쾌합니다.그러나 문득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을 생각합니다.땅 위를 걸어간 수많은 발을 생각합니다.사람들, 작은 아이들, 사람이 아닌 네 발들, 날개 달린 두 발들 ...그렇게 많은 발들 중에 걸음을 멈춘 어떤 발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라봅니다.같이 바람을 맞으며 제 길을 경쾌하게 걷는 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오기를. 2014년 1월 - 신현아 에서 2024. 9. 28.
《새벽》 유리 슐레비츠 그림/글, 강무홍 옮김,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020 (1994년 4월) 호숫가 나무 아래할아버지와 손자담요 속에서 웅크리고 잔다.  새벽 호숫가, 물결을 헤치고 나가는 자그마한 낡은 배, 그리고 초록으로 덮힌 산과 호수 ...... 유리 슐레비츠는 폴란드에서 태어나서 네 살 나던 해부터 세계 2차대전이 포화에 휩싸인 조국을 탈출하여 유럽 여기 저기를 떠돌았습니다. 책방에서 그림책을 넘겨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던 막막하기 그지없는 어린 슐레이츠의 예술적 감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1957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미술 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1968년 로 칼텟곳 상을 수상했습니다. 강무홍은 동화 기획실 햇살과나무꾼에서 일했고, 지은 책으로는 , , 등이 있고, 옮간 책으로는 , 등이 있습니다. 2024. 9. 28.
《할아버지도 예전엔 어린아이였단다》 타말 버그먼 글, 이형진 그림, 장미란 옮김, 어린이중앙 그림마을 020 (2003년 6월) "할아버지, 제가 깜깜한 데를 뭐서워하는 줄 어떻게 어셨어요?"로디가 묻자, 할아버지가 대답했어요."할아버지도 어렸을 때는 그랬거든." "할아버지, 누에들은 계속 먹고 자라기만 하나요? 저것 봐요, 잠시도 입을 쉬지 않아요! 가만히 지켜보면 먹는 소리까지 들려요. 이리 와서 들어 보세요. 사각, 사각, 사각."할아버지가 껄껄 웃었어요."걱정 마라, 로디야. 조금 있으면 더 이상 먹지 않을 게다. 하지만 지금은 얘들처럼 먹어 대지. 너도 놀이터에서 놀다가 들어오면, 계속 먹기만 하잖니?" 로디와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나누는 이야기 ...  타말 버그만은 영문학과 프랑스 근대 문학, 그리고 프랑스 문화를 공부하고 청소년을 위한 책을 많이 썼으며 어린이를 위한 라디오 방송 대본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형진은 미술.. 2024.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