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따스한 유령들》 김선우, 창비시선 0461 (2021년 8월)
쉬잇! 조심조심 동심 앞에서는 강릉 바닷가에서 사는 아홉살 좌 서연이, 해먹에서 놀다가 갑자기 짖기 시작한다. 왕왕, 왈왈왈, 캉캉, 크앙크앙, 와릉와릉...... 산책길에 만난 이웃집 강아지 생각이 난 듯 너무 오래 짖길래 한마디 한다. "목 아프지 않아?" "쉬잇, 지금 중요한 이야길 하는 중이예요." 한참을 더 짖어대는 인간 아이가 눈부시다. 저런 때가 내게도 있었다. 아홉살 열살, 열한살, 어린 동생들과 바닷가에서 조가비를 줍던, 바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고 싶어서 한없이 귀를 낮추던 때, 이윽고 귀가 물거품처럼 부풀고 공기방울의 말이 내 몸으로 스르르 들어왔다 나가면서 바다와 대화하고 있다고 느껴지던 신비한 순간들이. 오전 내내 짖는 조카를 보며 잘 늙어가고 싶은 어른으로 딱 ..
2024. 6. 18.
《코로나 사피엔스》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한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확산되어 지구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2024년 3년 17일 현재까지 7억 400만명이 감염되고 그 가운데 700만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백신 확보 경쟁, 선진국 중심의 의료 자원 배분, 그리고 국경 폐쇄 및 여행 제한 조치는 자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명분 아래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주의의 경향을 강화했습니다. 팬덱믹은 전염병 대응, 경제 회복, 기후 위기 대처 등 글로벌 이슈 해결을 위해 다국적이고 범지구적 협력이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미국, 중국, 유럽연합을 포함한 주요 권역 및 국가들 간의 지정학적 경쟁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
2024.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