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985년3

《달 넘세》 신경림, 창비시선 0051 (1985년 9월) 달 넘세 넘어가세 넘어가세논둑밭둑 넘어가세드난살이 모진 설움조롱박에 주워담고아픔 깊어지거들랑어깨춤 더 흥겹게넘어가세 넘어가세고개 하나 넘어가세얽히고 설킨 인연명주 끊듯 끊어내고새 세월 새 세상엔새 인연이 있으리니넘어가세 넘어가세언덕 다시 넘어가세어르고 으르는 말귓전으로 넘겨치고으깨지고 깨어진 손서로 끌고 잡고 가세크고 큰 산 넘어가세버릴 것은 버리고디딜 것은 디디고밟을 것은 밟으면서넘어가세 넘어가세세상 끝까지 넘어가세 * '달 넘세'는 흔히 '달람새'라고도 하는데 경북 영덕 지방에서 하는 여인네들의 놀이 '월워리 청청'의 한 대목으로서 손을 잡고 빙 둘러앉아 하나씩 넘어가면서 '달 넘세' 노래를 부른다. '달을 놈아가자'는 뜻의 '달 넘세'는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일을 상징한다고 말해진다.   신경림 시인.. 2024. 6. 26.
《섬진강》 김용택, 창비시선0046, 1985년 1월 詩人(시인) 金龍澤(김용택)씨 수상. 6회 金洙映(김수영) 문학상  제 6회 金洙映(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金龍澤(김용택)씨 가 선정되었다. 수상작은 시집 「맑은 날」(창작사刊(간)). 전북 임실군 덕치면에서 국민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金(김)씨는 1982년 창작과 비평사의 「21인 신작시집」에 시 「섬진강1」 등을 발표하며 데뷔한 신예 시인이다. 작년 첫 시집 「섬진강」을 냈으며, 지난 8월 제 2시집 「맑은 날」을 출간했다.  그의 시는 『시대 착오적인 면이 없지 않으나 관념을 배제하고 체험에 뿌리내린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청정한 서정성이 돋보인다』는 評(평)을 받았다.  지난 81년 도서출판 民音社(민음사)와 유족들이 공동제정한 金洙映(김수영) 문학상은 그동안 鄭喜成(정희성), 李晟馥(이성복.. 2024. 6. 5.
《깨끗한 희망》 김규동, 창비시선 0049 유모차를 끌며 그 신문사 사장은변변치 못한 사원을 보면집에서 아이나 보지 왜 나오느냐고 했다유모차를 끌며 생각하니아이 보는 일도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기저귀를 갈고 우유 먹이는 일목욕 시켜 잠재우는 일은책 보고 원고 쓸 시간을군말 없이 바치면 되는 것이지만공연히 떼쓰거나마구 울어댈 때는 귀가 멍멍해서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이 되니이 경황에 무슨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느냐신기한 것은한마디 말도 할 줄 모르는 것이때로 햇덩이 같은 웃음을굴리는 일이로다거친 피부에 닿는 너의 비둘기 같은 체온어린것아 네개 있어선모든 게 새롭고 황홀한 것이구나남북의 아이들을 생각한다아무것도 모른 채 방실거리고 자랄미국도 일본도 소련도핵폭탄도 식민지도 모르고 자랄통일조선의 아이들을 생각한다이 아이들 내일을 위해선우리네 목숨쯤이야 .. 2024. 6. 1.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