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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雜說)

젊은 날, 나의 동무들, 그리운 동무들......

by Sisnaajinii(씨스나지니) 2024.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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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날, 저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나누고 놀아준 동무들. 지금은 문을 닫고 세월이란 시간 속에 들어가 버린 동무들.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동무들. 그 동무들 덕분에 제가 이만큼 자라서 이제는 오십대 중반 꼰대가 되어 하루하루 일상을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새로운 달이 오면 어머니께 조르르 달려가 돈을 받곤 바로 '소년중앙'을 사러 갔었답니다. 그 잡지를 사러 다녔던 책방이 어디였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중학교에 진학하여 등하교길에 있던 책방. 갈현초등학교 후문을 나오면 인근 여학교 학생들의 아지터였던 '미전'이란 분식집이 나오고, 그 '미전'을 지나면 책방이 나왔답니다. '일미성우육'이 분식집 '미전'이 있었던 자리 같은데, 제가 대학에 다닐 때였던가 건물이 새롭게 지어지고 '미전'은 세월 속으로 들어갔답니다. '완전정복' 시리즈와 '고개 얄개' 시리즈, 건강한 다이제스트 같은 책을 샀던 책방은 피자스크룰과 안경점 사이에 있었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그 길을 지나갈 일이 뜸해졌고 학교 뒷 산 약수터에 올라가다 보니 여행을 떠나고 자리를 비웠더군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어머니 가게 근처 당시에는 제법 큰 빌딩 1층에 건물 주인 어르신과 자제분들이 함께 운영하던 책방을 찾게되었습니다. 1층 절반을 책방으로 운영했었던가 참고서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다양한 책들이 많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고 나서는 인근 경기도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이 없지만, 그 때는 인근 경기도뿐만 아니라 문산, 금촌, 봉일천 등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통학을 했답니다. 대성중고등학교, 동명여중고여상, 선일여중고여상, 예일여중고여상, 선정중고등학교(성중여중고) 등 서울 6학군 학교들이 밀집해 있다보니 동네에 학생들도 많았고 거기에 인근 서울 외곽 경기도에서 통학하는 학생들까지, 특히 이 학생들이 대부분 박석고개 지난 갈현동 버스 정류소나 다음 정거장인 연신내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하차를 해서 버스를 갈아타거나 걸어서 학교를 등하교 하다 보니 그 등하교 길목에 자리잡은 책방들은 학생들로 붐볐답니다. 행복한 마트 자리에 있었던 책방 역시 통학하던 많은 학생들이 각 종 참고서와 책들을 사기위해 찾던 곳입니다. 저도 그곳에서 '실력정석', '성문기본영어'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참고서와 문제집, 그리고 삼중당문고와 시집, 수필집 등 많은 책들을 속삭이며 상상과 공상을 나누었답니다. 신도시가 개발되고 인근 경기도 학생들이 

뜸해지고 하다보니 어느 날 책방이 세월 속으로 들어가버렸더군요. 타임안경 자리에 있었던 '다산서점'은 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자그마한 책방이었답니다. 고 3, 1986년 11월 김용택 시인을 그리고 시인의 <섬진강>과 <맑은 날>과 인연을 맺게해준 제게는 소중한 책방이었답니다. 대학을 진학하고는 이 곳까지 올라올 일이 없어지고 학교 인근 책방들을 이용하다 보니 언제 어떻게 세월 속으로 여행을 떠났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아마도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고 통학하는 학생들이 뜸해진 뒤에 책방이 아닌 다른 가게가 들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연신내에서 갈현초등학교를 올라가는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가 첫번째 왼쪽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만날 수 있었던 문화당사점. 1975년 문을 열었으니 역촌동에서 갈현동으로 1979년 이사한 저보다 4살 위의 동네 형. 고등학교 하교 길에 연신내로 버스를 타러 가는 친구들과 함께 내려오다가 들려서 같이 놀았던 놀아주었던 책방. 그 옆 가게도 헌책방이었는데 문화당서점보다 십여년 일찍 세월 속으로 여행을 떠났지요. 제가 결혼을 하고 분가한 뒤에도 매 주 가족 모임을 할 때면 꼭 들려서 안부를 묻고 새로운 책들을 입양도 하고 했었는데, 제가 제주에 내려간 사이에 세월 속으로 여행을 떠났더군요. 문화당서점 박성우 주인어르신이 27세에 영등포에서 헌책방을 하던 형님을 따라 연신내에 책방을 열었다고 합니다. 사장님도 경북 예천에서 올라온 헌책방 사장님들 중 한 분이었었는지 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문호당서점에 책이 없으면 청계천 헌책방 가운데 털보네를 찾아가라고 알려주시던 사장님 2016년 67세, 2024년 75세일텐데 건강히 지내시죠. 가끔 책방을 비우고 마실을 나갔다 오면 어딜 돌아다니냐고 핀잔을 주던 어머님(사모님)도 잘 계시죠. 모처럼 갈현동(연신내) 본가에 온 길에 찾았더니 생뚱맞은 가게가 들어서 있어서 얼마나 슬펐는지요. 제 어린 시절 그리고 그 얼마전까지 만났던 제 친구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게 되었다니..... 건강하십시요. 제게 너무 큰 선물을 주셨던 아버님, 어머님.

 

 

  끝으로 동명여고 옆에 있었던 책방. 책방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도 '도미노피자' 있는 그쯤에 있던 자그마한 책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여학교 옆 책방이라 괜히 가슴이 콩닥콩닥 띄곤 했었던 것 같습니다. 자주 가지는 않았었는데 갈현동 책방들에서 제가 찾던 책들이 없으면 그곳까지 가서 책을 찾아내곤 했었답니다.

 

  이제 모두 세월 속으로 여행으로 떠나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저 푸른 들판을 뒹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 영과 마음 깊이 그 동무들이 나누어준 사랑과 우정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책꽂이에 책들을 둘러보면 아직도 낡아 표지가 떨어져 나간 삼중당문고, 김용택 시인의 시집들,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그리고 삼성출판사의 고전문학들 소중한 친구들과 때때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 때 그 시절 그 동무들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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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 40년 터줏대감’ 문화당서점 문 닫다 - 은평시민신문

헌책방 문화당서점이 지난 달 25일 문을 닫았다. 1975년 11월에 문을 열어 연신내를 지켜온 터줏대감이 40년 5개월이라는 긴 세월을 뒤로 하고 사라졌다.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연신내 유흥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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