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dbu5w2G2bzg?si=lJxV7bND6QWfRiUV
학력고사를 보러 들어가던 대학교 정문에서 반갑게 맞아주던 페퍼포그와 사과탄 잔해들 사이로 예쁘게 내린 하얀 눈가루, 눈물과 콧물을 쏟게 하며 제 긴장감을 녹여주었던 그 날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부터 시작된 제 대학생활, 모든 새로운 경험을 흡수하고 소화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때입니다. 87년 6월의 대항쟁을 지나 만든 양김 DJ와 YS의 헤어짐과 민중의 대통령의 사퇴, 그리고 12.12와 5.18의 주역이 대통령 직선제를 통해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교정에 투쟁의 작은 불씨들이 다시 일어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러런 어느 봄날, 한 선배가 미제국주의의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고 저희 신입생들에 앞에서 선언했습니다. "미제의 커피는 마시지 말자, 미제의 옷 청바지를 입지 말자, 그리고 미제의 음악 락을 듣지 말자"고 하던 그 어느 날, 그 어느 봄날. 대학에 들어가면 열띤 토론을 하겠지 했던 기대와 바램과는 다른 그런 어느 봄날이었습니다. 선배의 말이 그치자 침묵이 흘렀습니다. 교련복이 아니면 청바지를 입은 친구들이 더 많았던 시절, 어느 친구는 자판기 커피잔을 들고 있었답니다. 제 입에서 "커피가 문제라면 다국적기업의 횡포가 문제일테고 커피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무슨 죄일까요? 무조건 커피는 안된다 이런 말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1층 자판기에서 100원의 행복을 만나는데 말입니다." 하고 기역니은디귿 아야어여 막 쏟아져 나오더군요. 정운영 교수의 벗이었던 그 달달한 밀크커피는 제겐 강의 시간 사이의 달콤한 기쁨이고 즐거움인 안식과 작은 행복인데 말입니다. 침묵, 침묵, 침묵, "청바지는 미국 노동자의 상징이자 그 기원이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던데 무조건 청바지를 입지말자니요. 저는 청바지 한 벌이면 사시사철 몇 년을 버틸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옷 값을 절약할 수 있는 제 어머니의 기쁨인데 말입니다. 단지 어머니가 청바지를 입을 때는 다리가 파랗게 물들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예요." 침묵, 침묵, 침묵, " 락은 저항의 상징인데, 우리가 판소리를 부를 것도 아니고, 어떤 음악의 형식에 얽매일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 내용이 무엇인지 들여다 보아야 하지않을까요?" 침묵, 침묵, 침묵, "그래도 미제의 상징인 커피, 청바지, 락은 안돼!" 그렇게 대화는 끝.
시간이 흘러도 저는 지금도 커피를 즐긴답니다, 별다방을 이용을 줄여보려고는 합니다만. 청바지를 다시 입게 되었을 때는 환호성을 질렀고 - 살이 쪄서 입을 수 있는 사이즈가 없다가 여러해 운동을 하였드니 청바지가 제 몸을 받아들여 주어서요, 때때로 락음악에 맞춰 흥얼거리며 길을 걷지요.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대학을 졸업하고 군에 들어갔을 때 동기가 음악을 했었는데, 그 녀석 방에 들어가면 수천 장 CD가있었지요. 그 친구가 "대호야 들어봐? 어떻니?"라고 하면, 십중팔구 저는 "응, ......, 어렵다." 하고 답을 했었지요. 그 수천장의 CD가 모두 하드 락이었답니다. 그것도 모두 가스펠이라고 하더군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도 거룩하시고 낮은 곳으로 임하셔서 어린 양들을 어루만져 주십시요. 아멘.
https://youtu.be/MHmfWgJKJvw?si=X9QlXhrWzFrFb1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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