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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agazine)/iiin

제주 슈퍼 Jeju Super, iiin (!!!n) 41호 2024년 봄

by Sisnaajinii(씨스나지니) 2024.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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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 2월부터 언제 나오나 틈만 나면 재주상회 홈페이지를 검색하고 교보문고도 들렸는데…..”품절“, 너무 차갑다, 봄인데….그랬었는데.....다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매거진 <인iiin>이 창간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2014년 봄 살아보는 여헹을 화두로 제주의 면면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계절의 문턱에서 하나씩 쌓아 올린 기록은 40권의 <인iiin>이 되었습니다. 올해부터 제주 사람들의 일상을 더 세세하고 깊숙이 관찰하려 합니다. 그래서 41호는 대단한 제주의, 제주 슈퍼로 여행을 떠납니다.....제주의 온갖 '슈퍼'를 찾아 떠난 대모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초대 받았으니 이제 가 보아야 겠지요.

 

 

 

 

바람을 타고 풍요의 씨앗을 뿌리고 - editor 김규보 / illustrator 도원

 

음력 2월 초하루가 되면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제주를 찾는다. 아버지인 바람이 사는 남쪽 섬, 제주가 그리워 바다를 건너고는 15일 동안 제주에 머문다. 영등할망은 그맘때 제주 날씨를 닮아 변덕스럽다. 때로는 허기를 채우려 바닷가 보말을 전부 까먹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괜찮다.

영등할망이 제주에 건네주는 선물이 정말 대단해서다. 선물은 바로 음식의 씨앗. 그가 바다에 뿌린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 전복, 해삼, 미역이 된다. 땅에 뿌린 씨앗은 움터서 오곡으로 성장한다.

씨앗들이 고스란하게 음식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해녀는 바다를 훑고 농부는 땅을 가꾼다. 육지보다 산출이 적은 섬이기에, 먹거리 하나하나가 귀하기에, 키우고 수확하는 정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맑은 제주 자연에서 공들여 얻은 산물은 마침내 다시 제주 속으로 향한다. 바다와 땅에서 갓 올라온 싱싱한 상태로 시장에 자리 잡거나, 가공을 거쳐 마트에 놓인다. 슈퍼와 편의점에도 제주 자연의 푸른 산물이 모여든다. 그것들로 제주의 삶은 계속된다. 먹고 힘을 내 바다를 훑고 땅을 가꾸며 내일로 나아간다. 그러니 보말 좀 까먹으면 어떠랴. 영등할멈이 뿌린 씨앗은 머지않아 당도할 봄날에 대한 약속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