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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그림책

《메피스토》 루리 글•그림, 비룡소 (2023년 4월)

by Sisnaajinii(씨스나지니)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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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네가 뒤를 돌아봐 준 그날
처음으로 내 편이 생겼어.

그래서 유난히 별이 많이 뜬 어느 저녁,
넌 신에게 내기를 걸었어.
악마 하나를 두고, 넌 나를 구원할 수 있다고 했고,
신은 이무 말이 없었지.
넌 내기에서 이기면 소원을 하나 들어 달라고 했고,
신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지.


"친구에 대한 기억이 아직 남아 있던 시절, 친구와 엄마는 옛날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이야기는 점점 시간을 거슬러 갔고, 어느 날인가부터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친구와 학교에 가고, 여행을 떠났던 기억들을 이야기하곤 했어요. 저는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써보았습니다. 다시 쓴 이야기 속에서 친구는 마법의 힘을 지닌 악마가 되었고, 친구의 엄마는 그곳에서도 부지런히 과거의 기억들을 다시 썼습니다. 어디에서도 구원받지 못하고 불길한 검은 개의 모습으로 세상에 홀로 남은 메피스토를 위해서요.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룰 이끌어 올리노라’라는 <파우스트>의 마지막 문장처럼, 그렇게 엄마는 과거를 다시 써서라도 악마가 되어 버린 자식을 건져 올립니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냉혹한 세상을 살아 낸 엄마가 물려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따뜻한 삶이, 우리가 온 힘을 다해 살아갈 수 있게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