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반교과서1 《하급반 교과서》 김명수, 창비시선 0039 (1983년 5월) 후렴 여름방학을 맞아 내 아들이 가져온 성적표를 보면음악과목이 낙제점수다나는그러리라 짐작하고 있었다섭섭하게도 내 아들은 노래를 부르지 못하니까목소리는 제법 우렁차지만아들의 노래는 고음에도 걸리고 저음에도 걸린다제 목소리 하나도 조정하지 못한다모처럼 노래를 시켜보아도남이 부르던 노래귓전에 익숙하고 입에 익은 가락만 흥얼거린다누구일까, 내 아들의 음성을 망치는 자는?노래를 못 부르는 조상의 피 탓일까아니면 흥에 겨워 스스로 흥얼거리는 자신의 탓일까악보 하나도 제대로 읽지 않고오선지 한 줄도 제대로 보지 않는변성기도 아직 먼 내 아들에게후렴만 부르게 하는 자는 누구일까 초, 중, 고 음악시간 치르는 음악시험으로 곤욕을 치루곤 했지요. 이론 시험은 내용을 이해하면 100점, 처음에 노래 시험이 어려웠으나 KBS.. 2024. 6. 15.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