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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2

《내일의 노래》 고은, 창비시선 101 공룡 20세기는 얼굴로부터사람의 얼굴로부터 시작했다그렇게도 무시무시한 시대였으나우리는뒷골목 여자의 얼굴까지도사람의 얼굴로 살아왔다제국주의반제국주의전쟁과 혁명그리고 파쇼그리고 학살과 착취이런 시대였으나그럴수록 사람의 얼굴이 있었다그 20세기가 가고 있다 앞으로는 지난 세기와 다르리라다시 공룡의 시대가 오리라벌써부터 아이들은 공룡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사람의 얼굴은어디로 가는가 사람의 오류야말로사람의 멸망 바로 그것과 안팎인가오 21세기의 화가들이여 "공룡"은 시대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모습과 인간의 행동이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 고찰합니다. 시는 20세기의 역동적인 역사적인 사건들, 전쟁, 혁명, 학살, 착취 등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얼굴이 존재하고.. 2024. 5. 1.
《꿈의 페달을 밟고》 최영미, 창비시선 175 그 여름의 어느 하루   오랜만에 장을 보았다. 한우 등심 반근, 양파, 송이버섯, 양상추, 깻잎, 도토리묵, 냉동 대구살, 달걀..... 종이쪽지에 적어간 목록대로 쇼핑 수레에 찬거리를 담노라면 꼭 한두개씩 별외로 추가되는 게 있게 마련이다. 아, 참기름이 떨어졌지. 저기 마요네즈도 있어야 샐러드를 만들겠군. 그렇게 소소한 생활의 품목들을 빠짐없이 챙기는 동안만은 만사를 잊고 단순해질 수 있다. 불고기를 재고 도토리묵을 무쳐야지, 대구가 적당히 녹았을 때 밀가루를 뿌려야 하니 중간에 어디 들르지 말고 빨리 집으로 가야지. 샐러드에 참치를 넣을까 말까. 적어도 이것과 저것 중에 하나를 택할 자유가 내 손에 달려 있을 때, 망설임이란 늘 즐거운 법이다.  행복이란 이런 잠깐 순간에 있는 게 아닐까? 양손에.. 2024.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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