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요비1 《고척동의 밤》 유종순, 창비시선 0071 (1988년 9월) 식구 생각 어머니정다운 목소리들이 들려옵니다통곡하듯 무너져내린 어둠속 정말 견디기 힘든100촉 백열전등 희뿌연 불면을 밀어내고아물지 않은 상처들 위로 포근하게 들려옵니다 누군가 손톱 빠지는 아픔으로 밤새도록 갉아대던 벽하얀 새 되어 날던 꿈마저 시름시름 앓아 누운 벽저 반역의 벽을 뚫고나지막이 따사롭게 들려옵니다 야단치는 형수님의 앙칼진 목소리야단맞는 조카놈의 울음소리허허거리는 형님의 웃음소리자식 그리운 어머니의 젖은 목소리어머니작은 우리들의 사랑이 이토록 큰 것이었읍니까 어머니정다운 목소리들이 들려옵니다벽 밖에도 벽 속에도 온통 벽뿐인 저 절망의 벽과 마주서서오늘도 이렇게 작은 사랑의 소리에 귀기울이며큰 사랑을 꿈꾸고 있읍니다 면회 한 달에 단 하루그것도 단 5분간의 만남을 위해허구헌날 이 생각 저 .. 2024. 9. 13.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