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미1 《이별의 재구성》 안현미, 창비시선 306 와유(臥遊) 내가 만약 옛사람 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하게 받아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의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지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 옆에서 옛날을 들여다보며 홀로 국화술에 취하리 봄비 내리는 밤 복숭아꽃(桃花, 도화) 옆에서 옛날을 들여다보며 도화주에 취하고 싶은 4월의 봄입니다. * 와유(臥遊): '누워서 노닌다'는 뜻으로, '臥遊山水(와유산수)는 옛 선비들이 방 안에 산수화를 걸어 놓고 누워서 상상 속의 절경 유람을 즐겼던 것을 뜻합니다. 이 별의 재규성 혹은 이별의 재구성 나하고 나 사이에 늙고 엉뚱.. 2024. 4. 29.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