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예수1 《 사이 》 이시영, 창비시선 142 어린 동화 아랫도리를 홀랑 벗은 아이가 젊은 엄마의 손을 이끌고 대낮의 쭈쭈바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하느님이 뒤에서 방긋 웃다가 그 아이의 고추를 탱탱히 곧추세우자 젊은 엄마의 얼굴이 채양 사이로 빨갛게 달아 오른다 구례장에서 아침부터 검푸른 장대비가 줄기차게 오신다 천막 속에서 값싼 메리야스전을 걷다가 온 땅과 하늘을 장엄한 두 팔로 들었다 놓는 빗줄기를 하염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서 있는 한 중년여인의 옆 얼굴이 빨갛다 오늘 같은 날 일요일 낮 신촌역 앞 마을버스 1번 안 등산복 차림의 화사한 할머니 두 분이 젊은 운전기사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여보시우 젊은 양반! 오늘같이 젊은 날은 마음껏 사랑하시구려. 그래야 산천도 다 환해진다우" 오늘같이 젊은 날, 마음껏 사랑하지요. 생업 통태 싸유..... 물.. 2024. 4. 19.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