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이다넋이로다1 《넋이야 넋이로다》 하종오, 창비시선 0058 (1986년 11월) 시인굿 가운데에서 어떻게 한 다리 걸치고, 어떤 놈들인지, 내 이승사람이 아니니 저승소리로 한번 훑어볼 테니 들어봐라! 내 문학이 모더니즘의 모범이라 치켜세우면서 제 글도 모더니즘에 한몫을 보려는 놈! 내 문학은 소시민적 갈등 속에서태어난 도덕적 진정성이라면서 거듭 되풀이 주장하는 놈! 내 문학은 도시적 감수성만 있기 때문에 농촌적 정서가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운명적으로 말하는 놈! 내 문학을 싸움으로 여겨 그 싸움을 또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전부로 알고 기고만장해하는 놈! 모조리 눈 감고 코끼리 다리 애무하고 있으니 내가 저승에선들 편하겠느냐? 그놈들 찬물에 손 씻고 눈 비빌 땐데 찬물에 밥 말아먹는 놈들이 또 있으니 으음 황당하다 내 시에서 난해성만 쏙 빼 제 복잡성으로 버무려, 에에 .. 2024. 7. 4.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