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미마을에서1 《고두미 마을에서》 도종환, 창비시선 0048 (1985년 3월) 각혈 다시는 절망하지 않기 위하여마지막 약속처럼 그대를 받아들일 때채 가시지 않았던 상한 피 남아이 신새벽 아내여, 당신이 내 대신울컥울컥 쏟아내고 있구나.삶의 그 깊은 어딘가가 이렇게 헐어서당신의 높던 꿈들을 내리 흔들고아득히 가라앉는 창 밖의 하늘은강아지풀처럼 나부끼며 나부끼며 낮아져맥박 속을 흐느끼며 깊어가는구나굳어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당신의 살 속으로걸어 들어가는 이름도 알 수 없는 목숨을 따라내가 한없이 들어가고 있구나.그러나 아침 물빛 그대 이마에 손을 얹고건너야 할 저 숱한 강줄기를 바라보며아내여, 우리는 절망일 수 없구나. 접시꽃 당신은 삼십대 초반 위암으로 세상과 이별하였습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 '각혈'에서는 접시꽃 당신과 겪고 있는 고통과 절망,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과 인내를 노.. 2024. 6. 30.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