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천천히 쌓이는 눈에게
눈은 마음의 표식이란다
몸의 사정이 다 드러나는 곳이란다
영혼의 음양이 희고 검게 빛나는 곳이란다
눈
그 애의 눈
하늘에서 부서지고
잘도 내린다
영혼의 바탕
목소리의 집념
청중하는 겸손
분별하는 마음
이게 다
눈에 있단다
심장이 아니라
* 박참새의 <정신머리>는 제 42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집입니다. 수상한 다음에 놀라움과 당황스러움에 시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상 문학상'이 아니로 왜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점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이상 문학상'이 소설 위주로 시상이 되고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김수영은 자유와 인간 존업성, 사회 정의에 대한 강한 신념을 시를 통해 표현한 시인입니다. 시인의 작품은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고 사회적 현실 비판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김수영 문학상'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는 작품들, 즉 인간과 사회, 자유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실험적인 시적 표현을 추구하는 작가들에게 주로 시상되고 있습니다. 박참새의 <정신머리>도 인간의 내면 세계에 대한 성찰 그리고 실험적인 시적 표현 등으로 수상을 하였을까요?
어릴 적에는 '봄은 봄' 처럼 간결한 표현으로 시를 쓰고 싶었고 했고, 10년, 20년 동안 특정 길가에 들어선 가게들의 간판, 상호들만을 모아 그 변화를 담은 시를 써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마침표, 쉼표, 느낌표, 물음표만으로 인간의 감정과 소통을 표현하는 시를 써보고 싶기도 했지만, 박참새의 시는 제 영과 마음에 내려 앉기에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인이 다시 일어나 그의 노래를 힘차게 불러주었으면 합니다. 젊음이 부럽습니다.
유머와 센스
삶이란
의지와 신념이
간극을 뛰어넘어
극한으로 치닫는 일
을 말한다
조명이 켜지면
금세
줄달음을 쳐
여우비가 내려
와
그럼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림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사랑한다는 것이며 사
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게 아닐까
조급해하지 말아요
금세 잊혀질 테니까요
편견과 편견에 갇혀서
해맑은 미소로
질투와 증오로
지쳐 버린 마음을
도려내고 있다
몰라도 좋아요
라랄랄라
몰라도 너무 몰라 몰
라도 너무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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