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는예수1 《사월 바다》 도종환, 창비시선 0403 (2016년 10월) 내소사 내소사 다녀왔으므로 내소사 안다고 해도 될까전나무 숲길 오래 걸었으므로삼층석탑 전신 속속들이 보았으므로백의관음보살좌상 눈부처로 있었으므로단청 지운 맨얼굴을 사랑하였으므로내소사도 나를 사랑한다고 믿어도 될까깊고 긴 숲 지나요사체 안쪽까지 드나들 수 있었으므로나는 특별히 사랑받고 있다고 믿었다그가 붉은 단풍으로 절정의 시간을 지날 때나능가산 품에 깃들여 고즈넉할 때는 나도그로 인해 깊어지고 있었으므로그의 배경이 되어주는 푸른 하늘까지다 안다고 말하곤 하였다정작 그의 적막을 모르면서종양이 자라는 것 같은 세월을 함께 보내지 않았으면서그의 오래된 내상(內傷)과 함께 있지 않았으면서그가 왜 직소폭포같은 걸 내면에 지니고 있는지그의 내면 곳곳이 왜 낭떠러지인지 알지 못하면서어찌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그의 .. 2024. 8. 4.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