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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2

《두 하늘 한 하늘》 문익환, 창비시선 0075 (1989년 6월) 잠꼬대 아닌 잠꼬대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 거야기어코 가고 말 거야 이건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이건 진담이라고 누가 시인이 아니랄까봐서터무니없는 상상력을 또 펼치는 거야천만에 그게 아니라구 나는이 1989년이 가기 전에 진짜 갈 거라고가기로 결심했다구시작이 반이라는 속담 있지 않아모란봉에 올라 대동강 흐르는 물에가슴 적실 생각을 해보라고거리 거리를 거닐면서 오라는 사람 손을 잡고손바닥 온기로 회포를 푸는 거지얼어붙었던 마음 풀어버리는 거지난 그들을 괴뢰라고 부르지 않을 거야그렇다고 인민이라고 부를 생각도 없어동무라는 좋은 우리말 있지 않아동무라고 부르면서 열살 스무살 때로돌아가는 거지 아 얼마나 좋을까그땐 일본 제국주의 사슬에서 벗어나려고이천만이 한마음이었거든한마음그래 그 한마음으로우리 선.. 2024. 9. 8.
《가만히 좋아하는》 김사인, 창비시선 262 오누이 57번 버스 타고 집에 온느 길 여섯살쯤 됐을까 계집아이 앞세우고 두어살 더 먹었을 머스마 하나이 차에 타는데 꼬무락꼬무락 주머니 뒤져 버스표 두 장 내고 동생 손 끌어다 의자 등을 쥐어주고 저는 건드렁 손잡이에 겨우겨우 매달린다 빈 자리 하나 나니 동생 데려다 앉히고 작은 것은 안으로 바짝 당겨앉으며 '오빠 여기 앉아' 비운 자리 주먹으로 탕탕 때린다. '됐어' 오래비자리는 짐짓 퉁생이를 놓고 차가 급히 설 때마다 걱정스레 동생을 바라보는데 계집애는 앞 등받이 두 손으로 꼭 잡고 '나 잘하지' 하는 얼굴로 오래비 올려다본다 안 보는 척 보고 있자니 하, 그 모양 이뻐 어린 자식 버리고 간 채아무개 추도식에 가 술한대만 화푸이하고 돌아오는 길 내내 멀쩡하던 눈에 그것을 보니 눈물 핑 돈다 * '시..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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