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아직그달이다1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이상국, 창비시선 0398 (2016년 5월) 못을 메우다 마당에 손바닥만 한 못을 파고 연(蓮) 두어 뿌리를 넣었다그 그늘에 개구리가 알을 슬어놓고 봄밤 꽈리를 씹듯 울었다가끔 참새가 와 멱을 감았다소금쟁이와 물방개도 집을 지었다밤으로 달이나 별이 손님처럼 며칠씩 묵어가기도 했다날이 더워지자 개구리를 사랑하는 뱀도슬그머니 산에서 내려왔는데그와 마주친 아내가 기겁을 한 뒤로장에 나가 개 한마리를 구해다 밤낮없이 보초를 서게 했다그사이 연은 막무가내 피고 졌다마당이 더는 불미(不美)하지 않았으나마을에 젊은 암캐가 왔다는 소문이 나자수컷들이 몰려들어 껄떡대는 바람에 삼이웃이 불편해했고어쩌다 사날씩 집을 비울 때면 그의 밥걱정을 해야 했다이런저런 생각 끝에 모슬 메워버렸다마당에 평화가 왔다 시는 집 마당에 작은 못을 파고 연을 심으며 시작됩니다. 이 작은.. 2024. 8. 13.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