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넣어도아프지않는것들의목록1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이정록, 창비시선 404 우주의 놀이 천년 고목도 한때는 새순이었습니다.새 촉이었습니다.새싹 기둥을 세우고첫 잎으로 지붕을 얹습니다. 첫 이파리의 떨림을모든 이파리가 따라 하듯나의 사랑은 배냇짓뿐입니다.곁에서 품으로,끝없이 첫걸음마를 뗍니다. 사랑을 고백한다는 것은영원한 소꿉놀이를 하는 겁니다.이슬 비치는 그대 숲에서고사리손을 펼쳐 글을 받아내는 일입니다.곁을 스쳐간 건들바람과품에 깃든 회오리바람에 대하여. 태초의 말씀들,두근두근 옹알이였습니다.숨결마다 시였습니다.떡잎 합장에 맞절하며푸른 말씀을 숭배합니다. 새싹이 자라 숲이 됩니다.아기가 자라 세상이 됩니다.등 너머, 손깍지까지 당도한아득한 어둠을 노래합니다. 싹눈이 열리는 순간,태초가 열립니다. 거룩한우주의 놀이가 탄생합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성장과 창조의 순환. 생명으.. 2024. 4. 25.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