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이1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김윤이, 창비시선 328 어른의 맛 결코 경험만이 아니고 아니고요 그걸 그냥 연애라 말할까봐요 1.5볼트짜리 건전지. 양극 바로 옆에 음극이네요. 시가지 걷다 시그널 음악 멎었을 때 한 걸음 반에서 한사코 숙여 발끝 보던 내게서 가장 먼 날 환히 상상할 수 있어요. 키스처럼 혀끝 대봐요. 찌릿찌릿하고 야릇한 씁씁한 맛 전류가 남았는지 알 수 있다네요. 그렇게 내가 흘러온 방향과 흘러가는 방향을 아는 거래요. 하지만 별로 권하진 말아요. 불 켤 수 있는 남은 양 알면 예기치 않게 놀랄 수 있겠네요. 기묘한 동작으로 형언키 어려운 청춘의 불빛들 충전할 수 없는, 날들은 눈부신 거죠 시침 땐 표정으로 눈 감아도 느껴지는 이상한 맛 몸뚱어리에 퍼지고 비로소 어른이 되어버렸죠 사랑이렀나요? 우리 아둔한 질문에 쓴웃음 지으며 몸만 남아 수.. 2024. 4. 16.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