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iiin, i'm in island now, 2014-2015 Winter

by Sisnaajinii(씨스나지니) 2024. 9. 21.
728x90
반응형

춥지만 코삿헌 제주의 겨울

 

I'm in island now!!

바람을 알아가는 재미

밀당에 능한 앙칼진 소녀 같은 제주의 겨울입니다. 어느 날은 포근했다가 어느 날은 바람이 불었다,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죠. 바람 타는 섬 그게 제주도의 요상한 매력입니다. 제주의 겨울을 이야기할 때 떠오르는 것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귤이고, 동백과 방어도 빠질 수 없죠. 하지만 바람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제주의 겨울은 바람 그 자체이니까요. 바람은 제주의 정체성입니다.

 

바람의 섬

동네 목욕탕. 뜨끈한 온탕에 들어 앉은 할망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 중 '강 방 왕'이라는 말이 두어 번 들렸는데 그녀들 옆에 앉아 있던, 사흘째 제주 여행 중이라는 중년 여성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할망들이 깔깔 우스며 '가서 보고 와라'의 제주 말이라고 했다. 매우 신기해하자 할망들은, 제주 말은 죄다 짤막한데 그 이유가 순전히 바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바람에 말이 죄다 날아가 버리고 '강 방 왕'만 남았다고 했다.

 

 

남쪽 섬에서 보내는 겨울 선물, 감귤

 

신의 정원

겨울 한라산에 가다

제주의 겨울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감귤의 향기로 가득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한라산 허리를 휘감을 때 억새풀 하늘거리는 제주 들판은 한 점 수묵화를 연출한다. 그 풍경의 내밀한 곳에 겨울 한라산이 있다. 그것의 겨울은 바람과 눈과 아기자기한 오름이 어우러져 빛어낸 자연의 조각품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