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마찬자기로, 이 인생은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다. 내가 생각한 세상이 절대 아니며, 내가 상상한 사랑이 아니다(아픔이 너무 크다). 신도 내가 생각한 신이 아니다(때로 인간에게 가혹하다). 지구별은 단순히 나의 기대와 거리가 먼 정도가 아니라, 좌표 계산이 어긋나 엉뚱한 행성에 불시착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모든 일들이 나의 제한된 상상을 벗어나 훨씬 큰 그림 속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삶에서 불행한 일을 겪은 후, 그 불행 감정을 오랫동안 껴안고 있는 사람들의 결론을 압축하면 '이번 생은 틀렸어.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라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다시 태어나는 수밖에 없어.'라고 그들은 말한다. 그 감정은 확증 편향으로 이어진다. 자신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믿음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한다. 또한 그 확증 편향이 진리인 양 마음을 닫아 건다. 왜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면서도 자기 삶의 심리학자가 되지 못할까? 우리는 한때 얼마나 옳았는가? 또 나중에 돌아보면 얼마나 틀린가?
삶은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이 기대한 것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다른 인생'이다. 그 다른 인생의 기쁨은 부스러기로 즐기는 것이다. 사랑하면 세상이 말을 걸어온다.
"당신이 상상하는 지구 행성이 아닐 거야. 당신이 생각하는 일생이 아닐 거야. 그래서 하루하루가 난해하면서도 설레고 감동적일 거야. 자신의 관념과 기준 속에 갇혀 있지만 않는다면, 당신이 상상한 것보다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눈을 크게 뜬다면." (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은 아니야>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도를 여행하는 대신에 제주 남쪽 감귤밭 자그마한 집에서 생활하며 만난 43편의 글. 부처님과 예수님 그리고 마호메드, 이들이 잉태되고 싶어 이 세상에 왔을까? 그분들은 스스로 선택 받아 이 세상에 왔을지 몰라도 이 지구별 아가들이 자기 의지로 세상에 나오지는 않았겠지? 그러니, 아가들이 울음으로 세상의 품으로 들어올테니. 그렇게 하루하루 때때로 예상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기대도 하고, 그럼에돌 불구하고 가다 보면 한눈을 팔기도 하고 힘들어 쉬어 가기도 하고 동무를 사귀기도 하고 가던 길을 잊기도 하고, 하물며 그 길을 처음 나섰으니...그래도 설레임으로 내일을 기다리며 오늘 잠자리에 든다. 아쉬움들이 쌓여 거름이 되어 새싹을 틔우니 호기심 가득히 가볍게 가볍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내일은 어떤 새로움이 함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