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여러 매거진, 잡지를 훔쳐보기도 하고, 어머니가 집을 비우실 때는 어머니가 보시던 잡지를 몰래 보곤 했습니다. 어릴 적에는 '소년중앙', '새소년', '어깨동무' 같은 잡지를 보았습니다. 사춘기에는 2차 성징기에 맞추어 '건강 다이제스트'도 종종 즐겨보았습니다. 어머니 몰래 보던 '선데이 서울'은 얼굴이 화끈 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시절에 본 <뿌리 깊은 나무>와 <샘이 깊은 물>은 다른 여성 월간지와는 달랐습니다. 사진과 글들에 깊이 빠져들곤 했었죠. 얼마 전에 <뿌리 깊은 나무> 1976년 창간호부터 1980년 폐간호까지 전시를 하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제주에서 근무할 때 서울에 올란온김에 들른 교보문고에서 '오직 여행의 영감을 위한 책'이란 모토를 가진 ' ARTRVEL'잡지를 발견했습니다. 사진도 글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발걸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제 마음 깊이 제 영을 울렸습니다. 네 권을들고 제주로 내려왔죠. 몇 달 뒤에 다시 들린 교보문고를 찾았더니 모두 사라졌 버렸더군요. 폐간된 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20년 서울숲 근처 한참 핫한 골목 한 카페에서 벽면에 창간호부터 마지막 호까지 이쁘게 전시된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해보고 싶었던 전시회였습니다. 그곳이 팝업 스토어였는지 얼마 뒤 그마저도 사라졌답니다. 모든 호를 읽어보고 싶었고, 집에서 함께 생활하고 싶은 저의 '최애(最愛)' 잡지였는데 말입니다.
오직 여행을 영감을 위해 탄생한 책
세상에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트래블 매거진은 어떻게 하면 이들의 사소하지만 반짝이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여행의 영감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는 단편적인 여행 정보나 여행지 소개를 통해서 여행의 의미와 본질을 드러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지구 구석구석을 헤매는 여행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발견한 가치와 삶의 장면들, 아무도 알지 못했던 길과 골목,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이제 우리는 여행을 예술처럼, 삶을 여행처럼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을 'Artveller'라 부르겠습니다. 창조적 예술가들, 괴짜 여행자들, 체인지 메이커들, 퍼스트 펭귄들, 여행 마법사들, 작은 여행의 영웅들을 소환하고 모을 것입니다. 아트레블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지구 곳곳을 발견하고 즐기며, 여행의 순간 순간을 성실히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발행인이고, 편집자이며, 주인공인 매거진입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고, 여행이란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의 특별한 힘을 믿습니다. 이미 여행자인 사람, 새로운 여행을 갈구하는 사람, 아직 떠나지 못했지만 여행의 꿈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의 뮤즈가 되는 것, 아트레블 매거진이 탄생한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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