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book)/김용택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글 김용택, 그림 주리, 바우솔(2021년 7월)
Sisnaajinii(씨스나지니)
2024. 11. 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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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흙먼지 속을 걷고 있는
어머니를 소리 내어 크게 부르고 싶었다.
의자 밑으로 허리를 숙였다.
돈을 쥔 손을 폈다.
돈이 땀에 젖어 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혼자니까 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깨를 들먹이며, 꺽꺽
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점심도 굶은 어머니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오리 신작로 자갈길을 또 걸어야 한다.
학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 이름이 교문 앞 게시판에 붙은 지 3일째다.
학교에 가자마자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차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야 한다.
자취집도 들르지 않고 집을 향했다.
길은 비포장 자갈길 사십 리다.